대구시의 수준을 보여주는 듯한 해프닝이 6일 대구시청에서 두 차례나 벌어졌다.
이날 오후 4시 대구가 낳은 프로야구 스타 이승엽이 시청을 방문했다. 대구시는 이승엽을 '대구 홍보대사'로 위촉, 2층 상황실에서 위촉장을 수여한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이승엽의 입에서 나온 말은 "대구 홍보대사는 매니저와 협의해야 한다. 위촉식을 연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확인 결과 이승엽은 이날 대구 홍보대사로 위촉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단순히 김범일 대구시장을 방문하는 자리로 알고 있었다. 이승엽은 결국 김 시장과 잠시 면담만 하고 돌아갔다.
무보수 명예직인 대구 홍보대사 직을 즉석에서 수락하지 않은 이승엽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 해프닝은 대구시의 무사안일한 일처리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시 관광과 담당자는 "다른 부서의 협조를 받았는데 이승엽에게 의사 전달이 제대로 안 된 것 같다. 절차상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이날 김 시장은 시청 기자실을 방문했다. 통상적으로 김 시장은 대구시의 현안을 기자들에게 얘기하기 위해 기자실을 방문한다. 그러나 이날은 현안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 선임 문제가 화제가 됐다고 한다. 김 시장은 "오페라하우스 관장 선정을 위해 심사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거쳐 후보자를 2명으로 압축했는데 두 분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엇갈려 최종 선정에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시장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밝힌 좋은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는 김 시장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대구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후보자들에 대해 각각의 생각을 김 시장에게 전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위원회를 구성해 심사까지 마쳐놓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시장의 모습이 과연 어떻게 비칠까. "4급직 한 명 뽑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들어서야···."라는 한 공무원의 말이 쑥덕공론으로 들려왔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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