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자체들 조직개편 "진통 앓는다"

경상북도내 상당수 시·군이 조직개편 몸살을 앓고 있다.

민선 4기로 새 출범한 시장·군수들이 의욕만 앞세워 무늬만 바꾼 개편에 급급하거나 전직 시장·군수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시·군의회 및 이해당사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개편이 급속하게 추진되다보니 소외된 공무원들 가운데 사표를 제출한 이도 나왔다. 이에 따라 일부 시·군은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거나 일단 보류하는 지경이다.

◆의욕은 있다

민간기업이나 중앙부처, 경북도 등이 도입한 팀제의 신설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다 업무 분장을 다시 하고 부서 이름도 시대 변화에 맞췄다.

상주, 경산, 영주, 의성 등이 팀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보직에서도 연공서열을 탈피해 아랫직급이 팀장을 맡아 조직 활성화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시장·군수들은 일부 반발은 있지만 개혁의 진통이라며 밀어붙이는 분위기가 강하다.

◆실속은 없다

상주시는 주 초 지난 2개월 동안 추진해온 조직개편 보고회를 최근 가졌으나 공무원 대다수 반응은 "신통찮다."였다. 기존의 과장과 담당제를 팀장으로 바꾼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30~60명에 이르는 팀을 팀장 1명이 관리해야 된다. 세정과와 회계과가 합쳐지는 재정팀 인원은 60명이 넘는다.

또 영주시는 일부 과의 통폐합 및 업무 조정이 있었지만 투자유치단 신설 외에는 대부분 명칭만 변경되는 정도에 그쳤다.

◆전직도 없다

문경시는 내년 2월 문경관광진흥공단을 출범시킨다. 청소년수련관과 자연휴양림, 관광사격장, 철로자전거 관리가 주업무다. 하지만 이 조직은 전임 시장이 만든 시설관리공단과 다를 게 없다. 전직 시장이 퇴임 일주일을 앞두고 출범도 안한 시설관리공단 사장을 임명하자 현 시장이 관리공단을 해체시키기 위해 진흥공단을 만드는 것이라고 일부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반발도 있다

성주군에선 농업직이던 산업과장 직렬을 농업·행정 복수직렬로, 임업직이던 산림축산과장 직렬을 임업·행정 복수직렬를 조정하자 이에 반발해 과장 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대부분의 시·군의회도 집행부의 일방적 조직 개편을 불쾌해하고 있다. 경산시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조직개편 조례안을 유보시켜 버렸다.

상주시의회 김진욱 의장은 "조직개편 운운하면서 무늬만 바꾸고 있지, 행정효율과 경영혁신을 위한 변화된 모습이 없다."고 평가했다.

농민단체들은 시·군이 농업관련 부서를 축소하거나 없애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의성군이 농업직렬인 식량축산과와 산업과 내 농업직 등을 농업기술센터와 통폐합하고 읍·면의 농민상담소를 없애는 대신 군에 축산진흥과를 신설하기로 하자 군의회는 물론 농민단체들까지 나서 항의해 결국 개편이 보류됐다.

또 상주시가 19곳에 파견했던 농업기술센터 농업인상담소를 폐쇄해 작목별 전문분야에 배치하기로 하자 농민단체들은 "영농기술과 애로사항에 대한 상담역할을 잘 해온 상담소를 폐쇄하는 것은 농업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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