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봉숭아물 들이며 기다린 첫사랑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 끝에 봉숭아물이 지워지지 않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고 나는 해마다 봉숭아물을 손톱에 들였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그리고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가지며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고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눈이 잘 오지 않는 대구에서 쏟아지는 첫눈을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봉숭아물이 빠지기 전에 정말 첫눈을 맞게 되어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런데 아직까지도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걸 보면 옛말 믿을게 못되나봐요. 그렇게 오래 동안 기다리고 그리워하던 첫눈이라 그런지 아직도 첫눈을 보면 설렙니다. 올해는 펑펑 쏟아지는 첫눈을 기대해 봅니다.

권은주(대구시 북구 관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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