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총책으로 지목된 장민호 씨는 공안당국에 체포되기 사흘 전까지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의 개인신상 자료 등 중요 정보를 북한 공작원에게 전달했던 것으로 공안당국의 수사 결과 드러났다.
주변 사람의 시선을 피해 북한 공작원과 은밀하게 접선해 기밀을 넘겨주는 일반적인 스파이와 달리 장 씨는 IT(정보기술) 분야 사업가답게 자택과 PC방을 오가며 이메일을 통해 대북 보고를 해온 사실도 확인됐다.
◇ "A씨는 요주의 대상 1호, B씨는 뚝심 있는 운동가"
장 씨가 민노당 사무부총장 등을 통해 입수해 북한에 보낸 문건 중에는 올해 10월 말 방북한 민노당 대표단원의 성품이나 대북 성향 등 상세한 신상 정보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단원 A씨는 접촉할 때 조심해야 하는 '요주의 대상 1호'로, B씨는 "북에 할말은 하겠다는 식이지만 북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려 하는 면이 상존한다."며 '뚝심 있는 운동가 스타일'로 묘사했던 것으로 공안당국이 전했다. 장 씨는 또 노동운동을 주도하며 회의 때마다 펜으로 꼼꼼하게 표시를 하는 C씨의 성격을 '돈키호테', '빨간펜' 등으로 표현했고 직설적인 주장을 펼치는 D씨는 '광야를 질주하는 백마'라고 보고문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씨는 공안당국에 체포되기 사흘 전인 10월 23일 새벽 PC방에서 "이 보고가 민회사(민노당) 방북단이 도착하기 전 조국(북한)에 보고되기를 바란다."고 써 북한 공작원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특정 정당 당원의 동향이나 신상 정보는 판례에 비춰 국가기밀에 해당한다. 민노당 방북과 관련해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어떻다는 식의 인물평도 일정 부분 국가기밀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 "빚 독촉 심하다. 3억 원 보내달라"…손 벌리기도
코스닥 등록업체 사장을 지낸 장 씨는 지난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지상파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사업권을 따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사실도 공안당국의 수사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정작 사업권 확보에 실패한 뒤 채권자들의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북한에 금전적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북한에 보낸 문건 등을 통해 "정상적인 남조선 생활이 불가능해질 것 같다. 3억 원을 상환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 있으니 도와달라."고 손을 벌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당국이 일심회 조직원을 기소하며 장 씨의 보고문건의 한 대목이라고 소개했던, "송구스러워 벽에 머리를 처박고 싶은 심정이다."라는 내용은 북한에 자금을 요청했던 데 대한 일종의 반성문이었던 것으로 공안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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