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달러 더 떨어진다"

OPEC 유로-엔 이동 '현명하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1일 "달러 가치가 앞으로 몇년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달러 약세를 더욱 부추겨 이날 유로에 대해 0.4% 하락해 유로당 1.3263달러까지 거래됐다. 달러는 올들어 이미 유로에 대해 10% 이상 가치가 떨어졌다.

그린스펀은 이날 텔아비브에서 열린 이스라엘 재계 회동에 워싱턴으로부터 화상으로 연결해 대담하면서 "미국의 경상 적자가 개선될 때까지 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향후 몇년이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보유 달러를 유로와 엔으로 바꾸고 있는 일부 증거들이 있다"면서 "단일 통화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신중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가 어느 시점에 더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달러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동전을 굴려 어느 쪽으로 넘어질지를 예상하는 것만큼 어렵다"면서 "특히 단기 전망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이 무척 복합적인 요소들에 영향받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환시장 전문분석기관인 포렉스닷컴 관계자는 "그린스펀의 발언이 달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전직 FRB 의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으리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들이 추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도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가 더 뛸 것임을 예고하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올해 81살인 그린스펀은 지난 1987년 FRB 의장에 첫 취임한 후 올초 현역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