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문경시민회관에서 열려다 파행으로 끝난 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주민설명회는 지방선거 후유증의 극단적인 단면이었다.
문경시는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병원의 민간 위탁 등에 대한 공청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사실상 박인원 전 시장을 겨냥한 문경온천살리기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 100여 명의 '병원 사업 추진 관련자 우선 문책' 요구에 부딪혔다.
이들은 3년 전부터 "박 전 시장이, 개인 소유인 문경 온천 활성화를 위해 인접한 시직영 온천을 노인요양병원으로 용도 변경했다."며 법적 소송을 벌여왔다.
이 소송은 패소했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5·31일 지방선거에서 박 전 시장을 낙선시키고 신현국 현 시장을 당선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신 시장이 "박 전 시장 때의 사업이라고는 해도 행정의 연속성 등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득, 결국 설명회는 임시토론회로 대체됐고, 병원 위탁 문제는 재검토키로 결론났다.
5년째 '적대적 갈등의 최면'에 걸린 문경. 2차례의 시장 선거를 거치면서 지역이 갈등과 대립으로만 몰입, 지역 발전에 대한 건전한 목소리와 봉사는 관심 밖의 일이 돼 버렸다. 상대 측에 대한 협박설도 끊임없이 나돈다.
일부 지도층급 인사들은 중재를 위한 노력보다는 줄타기를 하면서 이권 챙기기에 바빴고, 지역사회는 이에 대한 견제를 할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최근 문경에는 최악의 경제상황을 벗어날 실마리가 엿보인다. 수도권을 겨냥한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국군체육부대 등의 대형 프로젝트 유치 가능성도 있다.
이제 문경은 '부자도시 만들기'의 선결조건인 '화합'을 위해 모든 지역민들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한덕수 탄핵소추안 항의하는 與, 미소짓는 이재명…"역사적 한 장면"
불공정 자백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자폭? [석민의News픽]
헌정사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제2의 IMF 우려"
계엄 당일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복면 씌워 벙커로"
무릎 꿇은 이재명, 유가족 만나 "할 수 있는 최선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