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논단] 개인 주식투자 이렇게

지난 10월 본란을 통해 이젠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는 저금리나 길어진 노후 등 변화되고 있는 사회에 적응하면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의 주식투자는 '투자'보다는 오히려 '투기'의 수단으로 취급되어 온 측면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도 단기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소위 '대박 종목'을 주로 찾게 되거나, 심지어 작전 등 불법적 거래에 동승하기도 했다.

때문에 주식투자로 '대박' 대신 '쪽박'을 차는 아픈 경험을 가진 수많은 투자자들이 생겨나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발전은 지체되었고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 또한 부정적 측면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행 착오을 겪으면서 우리의 증권시장도 점차 발전해 이젠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실제 일반 개인이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까? 주식투자와 관련해서는 이미 수많은 책들이 출판되어 왔고,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 대부분의 서점에선 주식투자 관련 서적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그동안 국내외의 유명한 투자전문가들이 주식투자에 관한 책들을 수없이 내놓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새로 나오는 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마 아직도 주식투자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찾지 못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모두에게 맞는 주식투자 방법이야 없겠지만 다만 앞선 위대한 투자자들이 했던 투자방법과 조언들을 참고해 본인의 투자지침으로 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과거 뛰어난 투자자들이 내놓은 답변 중 대표적인 것으로 벤자민 그레이엄이 주창하고 워렌 버핏 등 당대 최고의 투자자들이 따랐던 '가치투자'를 꼽을 수 있겠다.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이러한 가치투자의 방법은 이제는 일반화되어 주식투자에 입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었거나 또 실행하고 있는 방법인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도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판단할 수 있는 분석능력과 무한한 인내심 등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이 이런 가치주를 직접 분석하기 어렵다면 증권사의 전문가를 활용하면 된다.

다음으로는 주식투자에는 기본적으로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곳에 몰빵을

하지 마라'는 이야기는 진부할 정도로 너무 알려진 이야기다. 분산투자를 하되, 되도록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단기적으로 기관의 정보력과 분석력을 뛰어 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일반 투자가들은 가능하면 본업에 충실하고 투자는 잘 아는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본인이 결정하여야 한다. 무조건 일임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는 상호간에 아주 신뢰성이 있을 때의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주식투자의 방법도 중요하지만 주식투자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주식투자를 투기의 대상으로 생각해 단기간에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세는 지극히 경계해야 한다. 또한 투자의 목표를 지나치게 단기 자산증대에만 두는 것도 피해야 할 자세다.

주식투자에 대한 마음 자세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투자에 임하는 경우 큰 낭패를 보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데, 단기간에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번 사람이 거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결국에는 모든 재산을 잃고, 오히려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주식 투자에는 먼저 투자의 마음자세를 갖추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얼마전에 주식투자로 재산을 많이 증식시킨 손님과 식사를 하면서 어떻게 주식투자를 해왔냐고 물은 적이 있다. 대기업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다 은퇴했고, 일찍부터 주식시장에 눈을 떠 우리사주를 모으고 장기투자를 했던 그 분의 말씀은 이랬다. "나는 괜찮은 주식을 주로 사고 팔고 해 왔는데, 주식을 사면 손해보고 절대 안 팔어.

늦어도 2~3년 기다리고 있으니까 다 올라가서 수익이 나데 뭐..."

김홍창(CJ투자증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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