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다. 끼니 때를 놓치면 허기를 참지 못하는 나와 친구들은 마카오 세나도 광장에서 바로 식당을 찾아 나선다. 출국 전 미리 현지에 대한 사전정보를 꽤나 상세하게 예습한 덕분인지 어렵지 않게 광장 부근에 위치한 포르투갈 음식점 'Boa meat'를 발견했다. 이 식당은 마카오에 사는 현지 주민들보다 이곳에 거주하는 유럽인들이 그리운 고향의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친절한 웨이터의 도움으로 포르투갈 전통술이라 할 수 있는 '샹그리아'와 새우, 돼지, 치킨요리를 시켰다. 달달한 샹그리아로 목을 적신 후 나온 새우요리는 포르투갈의 바다 냄새와 함께 중국의 맛이 동시에 느껴진다. 유럽과 아시아의 고유한 특성이 어우러져 이국의 정취가 더해진다. 역시 마카오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즐겨 먹어보던 음식과 비교해봐서 마카오 음식의 특색은 대부분이 커리를 즐겨 사용하는 것 같다. 새벽에 잠을 설쳐가면서 비행기에 올라 매우 배가 고팠던지라 "맛있다."는 말이 연이어 나온다.
메인코스에 이어 우리가 후식으로 선택한 것은 이탈리아의 명물 '젤라또'와 여행정보를 찾던 중 알게 되어 꼭 한 번은 먹어보리라 생각했던 일본 홋카이도의 '천연 아이스크림'. 식사 후엔 공원 한쪽에서 마카오 사람들인 양 벤치에서 시간을 보냈다.
한참 뒤 우리는 마카오 길거리 음식 탐방에 나섰다. 물어물어 음식들을 사려는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가게에 닿았다.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피쉬볼과 어묵 등 각종 꼬치류가 가판대에 즐비해 있고, 마음에 드는 꼬치를 그릇에 담으면 즉석에서 삶아 마지막으로 카레소스를 뿌려 먹는다. 현지인들이 즐기는 아주 인기있는 음식. 먹기에 정신이 팔린 우리는 음식의 이름도 모른 채 어느새 한 그릇을 비웠다. 저녁은 커리어묵과 망고로 데코레이션을 한 여러 종류의 케이크, 그리고 에그타르트와 외국여행을 가면 꼭 먹어보는 그 지역의 컵라면으로 해결했다.
다음 날에는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가는 페리에 올랐다. 홍콩 침사추이에 도착해 우리가 간 곳은 딤섬으로 유명한 '제이드가든'. 다들 새우를 좋아했기에 "쉬림프! 쉬림프!"를 외치며 약 7종류의 딤섬과 볶음밥 하나를 시켰다. 딤섬은 대성공! 배는 불렀지만 너무 맛있어서 더 먹고픈 마음에 아쉬움마저 들었다. 그러나 볶음밥은 시식 후, 역시 쌀은 한국 쌀이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행은 세상사는 사람들이 먹는 다양한 음식을 먹고 느끼면서 하나 둘씩 알아가는 것,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살아가는 현지인을 보면서 다양한 문화를 배우는 것이 아닐까. 마카오 식도락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느끼게 된 하나하나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선물이다.
박소현(영남대 국사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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