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를 받은 수험생들에게는 이제 지원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올해도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 점수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적성과 취향에 맞는 학과를 고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진로 설계에도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은 목표를 세우는 일에서부터 출발한다. 나는 어떠한 인물이 될 것인가, 어느 직업을 택할 것인가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장래의 가능성을 예측해보자.
그 다음이 진로 설계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파악하는 일이다. 개인적인 적성과 흥미는 첫번째 요소다. 어떤 분야에 대해 평소 어느 정도의 관심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가,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인성과 가치관도 중요한 요소다. 가치관이나 성격, 대인관계 등 성격적인 특성이 여기에 포함된다. 자신의 사회성이나 활동성, 독립성은 어느 정도인지, 또 탐구성이나 사회봉사성은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인성과 가치관은 진로선택 후 업무 성취도나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표준화된 심리검사를 활용해 나의 적성과 가치관을 분석해 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다음으로 학업 성적과 신체적 조건을 감안해야 한다. 내 점수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지망하되 체력이나 용모 등 직업에서 특별하게 요구되는 조건이 있을 경우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심 분야에 대한 진학 정보나 사회 진출 정보를 직접 챙기는 일도 주체적으로 진로 선택을 하는 좋은 태도다.
▲ 진로 설계 이렇게 해보세요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진로 설계는 대개 3단계로 나눠진다. 첫 단계는 '자신을 알도록 한다'. 자신의 흥미, 능력, 직업 가치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작업인데, 전문가들은 '희망 직업 목록'을 작성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목록표를 만들고 가능한 희망 직업 목록을 확장시키면서 직업에 대한 자신의 관심 정도를 조사한다. 희망 직업 목록표와 비교하여 적성과 흥미, 가치관이 맞지 않는 직업을 삭제함으로써 최적의 직업을 찾아낼 수 있다.
두번째 단계는 '선택 가능한 진로를 탐색하고 방향을 결정하라'. 자신에 대해 파악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선택 가능하고 관련성이 높은 진로 정보를 수집한다. 진로 정보에는 교육정보, 직업정보, 개인·사회적 정보가 포함되며 진로 계획 수립시 이러한 정보들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첫 단계에서 선별된 직업을 중심으로 향후 직업전망과 요구되는 교육수준, 훈련이나 자격,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과 교육기관 등을 조사해 보아야 한다. '(선택한 직업이 적절하다면)직업 결정에 도움이 되는 교과나 코스는 무엇인가', '필요한 교육수준은 어느 정도 요구되는가' 등을 따져보아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목표를 세우고 행동하라'. 자신의 진로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을 고려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현재 성적과 앞으로의 성적 향상 가능성을 고려해 진학 가능한 학과와 대학 리스트를 선별해야 한다. 그런 뒤 각 대학의 입시전형을 분석하여 입시전략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영역별 반영 과목이나 학생부 반영 과목, 지난 입시성적 등을 고려해야 한다.
▲ 대학 선택시 유의사항
진로에 대한 분석이 내려졌다면 이제 대학을 선택하는 일이 남았다. 대학은 완전히 새로운 삶의 시작이기 때문에 대학선택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일은 해당 대학이 요구하는 입시 전형 요강부터 파악한 뒤 대학의 이념과 학사 운영과정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대학 입학 후 생활하기에 쾌적한 환경과 교육적 분위기를 갖추고 있는가, 다양하고 훌륭한 교양교육, 특히 컴퓨터, 외국어 교육 등이 활성화돼 있는가도 대학 자료에서 살펴봐야 한다. 전공 심화과정과 함께 풍부한 선택과목이 설정돼 있는가도 고려 대상이다.
훌륭한 교수진을 확보해 양질의 교육을 하고 있는가는 대학 평가 결과 등을 통해서 알아볼수 있다. 이외에도 훌륭한 도서 시설과 컴퓨터 시설 등을 구비하고 있는가, 기숙사, 학생회관, 체육시설, 의료 지원시설 등 학생 복지시설이 적절히 확보돼 있는가도 검토해야 한다.
취업률이 높으며 전망은 밝은가, 장학금의 규모와 종류, 수혜자 비율은 어떠한가 등도 따져볼 항목이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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