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결승 진출 남자 배구 '만리장성 넘는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결승에 진출한 한국 남자 배구가 만리장성을 넘어 2회 연속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세계 19위 한국이 15일 새벽 2시(이하 한국시간) 16위 중국을 상대로 다시 한번 정상탈환에 나선다. 1998년 방콕 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패한 구원(舊怨)이 있는 한국은 '갈색 폭격기' 신진식(삼성화재) '스커드 미사일' 후인정(현대캐피탈) 등 베테랑 2명과 신진 선수들의 조화를 앞세워 중국을 반드시 넘겠다는 각오다.

탁구, 배드민턴, 농구 등이 중국 앞에 무너지며 금메달에서 멀어진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김호철 감독은 14일 중동의 복병 카타르를 제압하고 결승행을 확정 지은 뒤 "오늘 밤을 세워서라도 상대에 대한 전력 분석을 마쳐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을 올해 6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남자배구최강전에서 중국을 3-1로 물리쳤다. 당시 문성민(경기대) 김요한(인하대) 등 대학의 쌍두마차를 앞세워 세대교체를 단행했던 대표팀은 신진 선수들의 맹활약속에 중국을 쉽게 제압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김호철 감독은 "이번 중국 대표팀을 보면 당시 중국의 멤버 중 ⅔이상이 바뀐 전혀 새로운 팀이다. 빠르고 세터의 볼배급도 뛰어나며 조직력도 좋은 팀"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한국-중국전은 (인구)몇 천만 대 수 억의 대결이 될 것이다. 한번 이겨보겠다"며 웃으며 의지를 새롭게 다졌다.

이란과 카타르전을 거치며 선수들의 베테랑과 신인 선수들의 조화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점에서 분위기가 좋다.

지난 11일 이란전에서는 신진식의 강타가 불을 뿜었고 14일 카타르전에서는 신진식이 부진하자 문성민이 교체 멤버로 들어가 불꽃 강타와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끌어왔다.

김호철 감독이 기대를 걸었던 라이트 후인정이 카타르전에서 21득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고 대표팀 합류가 늦었던 '거포' 이경수(LIG)도 16득점으로 후인정의 뒤를 받치며 적응을 마쳐가는 모습을 보였다.

강스파이크 서브가 일품인 이경수는 "서브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 실수가 나오고 있을 뿐 다른 문제는 없다. 후배들의 병역 혜택 문제가 걸려 있어 최근 몇 년간 경기 중에 가장 긴장된다. 예선부터 거쳤다면 도리어 나을 텐데 8강부터 시작하다 보니 부담이 더 됐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배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간판으로 주목 받고 있는 문성민도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열심히 뛰어주시는 모습을 고마움을 느낀다. 중국은 6월에 만났던 때와 전혀 다른 팀인 만큼 철저히 비디오 분석을 통해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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