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가 왜 오르나?…지을 땅 계속 줄어

대구 지역 아파트 분양 가격이 해마다 치솟아 집없는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더욱 멀어지게 하고 있다.

2003년 대구 지역 전체 평당 분양가는 657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평균 분양가는 857만 원으로 200만 원이나 상승했다. 특히 분양가 상승을 주도해온 수성구는 같은 기간 736만 원에서 1천101만 원으로 365만 원, 달서구는 510만 원에서 827만 원으로 60%가 넘는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에서 아파트값 안정을 위해 온갖 처방책을 사용하고 있지만 참여 정부 출범 이후 분양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첫 번째 원인은 지가 상승. 수도권과 같이 대구 지역도 2000년 이후 도심 지내 택지 공급이 사실상 끊어지자 업체들이 민간 토지를 사들여 아파트 분양에 나서면서 분양가격에서 지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우방의 이혁 개발이사는 "토지비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예전에는 20, 30%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 들어 수성구는 40% 이상 다른 지역도 30%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사실상 분양가 상승 몫의 50%는 지가가 차지한다."고 밝혔다. 실제 주상복합 부지를 지을 수 있는 수성구 요지 땅의 경우 불과 2년 전 1천만 원에 머물던 땅값이 2천만 원 이상으로 급등했으며 3종 주거지역 가격도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오른 상태다.

또 다른 원인은 IMF 이후 달라진 아파트 공급체계.

예전에는 주택회사가 부지를 사들여 분양까지 책임지는 방식이었지만 IMF 이후 건설사들의 재무 구조가 취약해지면서 시행사가 생겨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란 이름으로 금융권이 사업 주체로 참여하면서 분양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분양에 따른 수익자가 건설회사 하나에서 시행사, 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사업비에서 차지하는 이윤 폭도 15% 수준에서 20% 정도로 증가했다.

주택업계에서는 건축법 강화와 학교 용지 부담금, 기반시설 부담금 등 건설 관련 법규 강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분양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관련 법규 강화에 따른 원가 상승이 최소 5% 이상 차지하고 있다."며 "주거지역 종 구분에 따라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지역을 한정한 것도 원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건설사와 시행사 난립도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역외업체 진출이 해마다 늘고 있는 대구 지역의 경우 '신평면'이나 '마감재 고급화' 등을 내세워 업체들이 꾸준히 분양가를 올리고 있으며 시행사 난립으로 아파트 부지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부지 매입가격이 매년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는 것.

주택업체 관계자들은 "분양가 상승은 결국 미분양으로 이어져 실수요자나 건설사 모두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적정한 택지 공급과 건설 관련 체계의 변경 등 근본적인 처방책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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