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2 내 여군 하사 교통 사망 사고의 진실은?

공군부대내에서 일어난 사망교통사건에 대해 경찰과 부대측이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진술자의 말만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밝혔다가 하루만에 이를 번복해 번복, 가해 운전자가 뒤바뀌었다. 또 경찰은 신고 접수시간을 숨기는 등 사건 숨기기에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오전 2시 40분쯤 대구 동구 입석동 K2공군부대 안에서 근무 뒤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허모(24·여) 하사가 부대 정문에서 공군주유소 방향으로 진행하던 11전투비행단 전모(34) 소령의 그랜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11전투비행단에 따르면 당시 전 소령이 부대 밖에서 회식을 하고 부대 내 관사로 귀가하던 중 사고가 났다는 것.

그러나 당초 11전투비행단은 전 소령의 부인 배모(33·여) 씨가 회식에서 술을 마신 남편을 태우고 돌아오다 사고를 냈고 음주 사실이 없어 새벽 안전사고일 가능성을 두고 자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14일 오전 만 하루 만에 '운전자가 바꿔치기된' 사실을 인정했다. 남편의 장래를 걱정한 아내 배 씨가 자신이 운전한 것으로 거짓 진술했다는 것.

경찰의 수사도 의혹 투성이었다. 동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부대 내 사고의 경우 경찰이 사고 원인, 장소, 음주 여부 등 초동 수사만 할 뿐 나머지는 모두 부대 내에서 자체 조사가 이뤄진다."며 "사고 접수는 발생 뒤 20분쯤 뒤에 이뤄졌지만 정확한 접수 시간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가 다시 사고 신고 시간 등을 번복한 것.

당초 경찰은 신고 시각을 발생 20분 뒤인 새벽 3시쯤이라고 밝혔지만 확인 결과 신고시각은 새벽 4시 15분, 현장 도착 시각은 새벽 4시 40분으로 2시간이나 늦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대해 경찰은 신고 시각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

이처럼 부대 내 사건사고 조사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군 부대 내 사건사고에 대해서도 성역없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이번 사건의 경우, 군 부대는 사건을 덮고 쉬쉬하기에 급급했고 경찰도 신고시간을 허위로 알리는 등 전형적인 '감싸기' 모습을 보인 것. 경찰은 발생과 현장 도착 시각이 2시간이나 차이가 나고 목격자도 없었는데도 아무런 의심 없이 사건 경위만 확인했을 뿐 휴대전화 내용 조회, 부대 내 폐쇄회로 확인 등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선 수사하지 않고 군 부대로 사건을 이첩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14일 오전 확인 취재가 계속되자 경찰은 "아내 배 씨는 음주수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남편은 0.09%로 음주상태였다."며 "휴대전화 통화내용 및 CCTV 등 폐쇄회로 등을 조사해 보겠다."고 했고, 군 부대는 '운전자 바꿔치기' 사실을 인정, 발표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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