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개인 단식 금메달은 꼭 따고 싶었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4일(한국시간) 칼리파 코트에서 벌어진 2006 도하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은 이형택(세계랭킹 49위.삼성증권)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지만 안타까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그의 몸에는 엄지 손톱만한 밴드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목 주변에 집중됐었고 팔과 다리에도 일정 간격으로 밴드가 자리 잡고 있어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누구라도 눈치챌 수 있었다.
"12일 단식 4강전이 끝나고 심한 감기를 앓았다. 어제 하루 선수촌에서 푹 쉬면서 컨디션이 회복되기를 기대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전영대 대표팀 감독은 "처음에는 형택이가 먼지 때문에 기침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단체전 경기 중 비를 맞고 게임을 치르는 등 피로가 쌓이면서 몸살로 이어졌고 세실 마밋과 단식 준결승 이후에는 끙끙 앓았다. 목감기가 심해 약을 먹이고 싶었지만 도핑 테스트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밴드는 선수촌에서 감기 몸살에 좋다는 소문을 듣고 임시 처방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형택은 "별 효험은 없었던 것 같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맞상대였던 우돔초케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형택이 상당히 경계했던 선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를 뛰면서 경험을 쌓아 태국에서는 파라돈 스리차판(53위)의 뒤를 이을 차세대 간판으로 통한다.
"단체전에서 우승하고 나서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우돔초케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쳐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 40위권의 벽을 깨는 등 올 한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형택은 "아시안게임 보다는 (부담이 적은) ATP 투어 대회가 훨씬 편하다. 당분간 집에서 휴식을 취한 뒤 내년 1월1일 도하 엑슨 모빌오픈에 참가해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큰 욕심을 갖지 않고 올해처럼 차근차근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 목표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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