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늘구멍 취업 통과…'화성산업 새내기 5인의 토크'

최근 '바늘구멍'으로 비유되는 청년취업. 취업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국가적인 중대사가 된 지 오래다. 지난달 말 화성산업에선 공개채용이 있었다.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사의 기회를 잡은 이들은 모두 11명. 그 가운데 5명을 모아 그들의 취업 과정과 마음가짐을 들어봤다.

지난 11일부터 화성산업에서 근무하게 된 이들은 아직도 얼떨떨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 기쁨을 어찌 말로 다 설명하랴. 허현구씨는 "합격 통보를 받고 난 뒤로는 아침 햇살부터가 무척 따사롭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모두들 자연스레 합격 통보를 받을 때의 비화를 이야기했다. 박태웅씨는 이제 청년 실업이 남 이야기가 됐다는 안도감에 소리쳤고 이수정씨는 1년 동안 닫았던 개인블로그를 곧바로 열었다고 한다. 차영훈씨의 어머니는 울면서 반가와했고 이고은씨는 취업 스트레스로 아팠던 몸이 씻은 듯이 낫더라고 했다.

이들 또한 다른 취업 준비생들처럼 실패의 고배를 숱하게 마셨다. 특히 고은씨는 "올 상반기에 서류만 30군데, 하반기엔 50군데를 냈고 면접도 6, 7차례 봤다."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초반엔 서류 심사에 떨어져도 충격을 받아 한동안 다른 기업에 눈을 돌리지도 못했단다. 허씨도 "기대했던 농협에 떨어지고 난 뒤 한 달 정도 대인기피증이 생겨 친구도 만나기 싫고 집에만 쳐 박혀 있었다."고 술회했다. 보통 친구들은 50차례 정도 '묻지마 지원'을 하는데 자신은 원하는 곳만 지원하는 타입이라 그 충격이 더 컸다는 것. 박씨는 "이곳저곳 면접을 보면 볼수록 그런 충격이 무뎌진다."며 거들자 이내 폭소가 터져 나온다.

그 만큼 최근 취업하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수정씨는 "주위 친구 가운데 학점이 4.2, 토익 점수가 930 등 스펙(학벌+학점+토익+경력 등을 합한 것을 이르는 말로 최근 취업준비생들에게 널리 쓰이는 신조어)이 상당히 높은데도 가차 없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차씨는 "그런 스펙이 높은 사람도 떨어지는 판에 우리 같은 사람들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나름의 취업 준비 과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모두 하나둘 정도 취업스터디에 참가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평소 금융과 유통 쪽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차씨는 "친구끼리 스터디를 하다 모두 취업하는 바람에 올 2월 학교 내 연합스터디에 가입해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박씨 또한 "면접에서 자꾸 떨어져서 올 6월부터 3개월 동안 면접스터디에서 면접만 집중 연습했다."고 했다.

수정씨는 다른 동기들에 비해 일찍부터 준비를 해 온 케이스. 3학년 1학기 때부터 영어스터디에 가입해 취업 준비를 해오면서 틈틈이 복지관에서 일을 돕는 등 봉사활동도 해왔다. 고은씨는 4학년 1학기 때 취업스터디에 들어 준비를 하다 2학기부터는 직접 스터디를 조직해 준비를 했다고 한다. 다행히 8명 가운데 5명이 됐다고 자랑했다. 고은씨는 "아무래도 직접 스터디를 이끌면서 얻은 적극적인 자세가 이번 입사에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