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메달 남자하키엔 '아저씨 부대'가 주역

2006 도하아시안게임 팀 구기 종목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여자핸드볼에 고참 '아줌마'들의 활약이 컸다면 남자 팀 구기로 첫 금을 딴 하키에는 '아저씨 부대'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15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라얀 하키필드에서 열린 남자하키 결승에서 중국을 3-1로 꺾고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대표팀에 '아기 아빠'는 모두 3명으로 골키퍼 고동식(33), 수비 라인에 여운곤(32.이상 김해시청)과 주장 김용배(32.성남시청)가 그들이다.

조성준 남자대표팀 감독은 "이들 세 명은 팀내 최고참으로 어떻게 말로 칭찬을 못 할 정도"라며 "항상 솔선수범하고 그 나이까지 대표팀에서 뛸 수 있도록 몸 관리도 철저한 선수들이다. 기회가 되면 세 명 모두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함께 가고 싶다"고 말했다.

주전 골키퍼 고동식은 이번 대회에서 6경기를 치르며 3골만 내주며 평균 0.5 실점의 철벽 방어를 해냈다. 조성준 감독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나가고 2002년 대회에 못 나갔는데 이후 같이 살다시피 하면서 대표팀 주전 골키퍼를 맡겼다"면서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도 젊은 선수들 못지 않게 열심히 해 팀내 최고참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했다.

여운곤은 이날 2골을 넣으며 역전승의 일등 공신이 된 선수. 수비수인 여운곤은 1-1이던 전반 16분에 역전 결승골을 뽑았고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는 페널티 스트로크를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여운곤은 "국가대표로서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대회에서 우승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 4살, 2살된 아들, 딸이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도 김해에 있는 집에 가니 둘째는 아직 아빠 얼굴을 모른다"고 말하며 우승의 기쁨을 되새겼다.

2006년 세계하키연맹이 선정한 올스타에 뽑힌 베테랑 수비수 김용배는 5월 무릎 연골 수술을 받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투혼을 불살랐다.

김용배는 경기 후 "아직 완치가 안 돼 지금도 무릎이 많이 부어있고 물이 차서 빼내야 한다. 그 영향으로 발목까지 상태가 좋지 않지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뛰었다"고 말했다.

"8월에 첫 딸이 태어날 때 호주 전지 훈련 중이라 옆에 있지 못해 늘 미안하다"는 김용배는 "금메달을 따 멋진 아빠가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세 명의 '아저씨 부대'가 활약한 한국이 2007년 챔피언스트로피 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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