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이전할 때 시민들의 반응이 조금은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문가가 기술력을 인정하고 소비자들이 좋다고 느끼면서도 정작 구입은 하지 않네요."
지난 4월 구미에서 대구로 이전한 LCD TV 전문기업인 ㈜디보스 심봉천(사진) 대표는 대구시민들의 대기업 브랜드 충성도에 '혀'를 내둘렀다.
"오히려 수도권에서 반응이 더 좋아요. 시·도민들이 심정적으로는 지역기업 제품을 사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액션은 따르지 않아요. 안타깝습니다."
'중소기업 신화창조'의 주역으로 널리 알려진 디보스가 대구·경북에서 고전하고 있다. 내수부문에서 지역 판매비중은 4% 안팎. 내수 매출의 90% 이상을 서울과 수도권에서 올리고 있다.
디보스는 본사의 대구이전으로 내수부문 지역 판매비중이 20% 정도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었다.
"해외에서는 소니보다 낫다는 평가를 듣기도 하고 시민들을 위해 특별 홍보가격으로 판매를 해도 반응이 없어요. 대기업들도 바로 대응을 해 버리고요."
심 대표는 "아직도 디보스가 향토기업인지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며 "지역 업체는 지역민들이 사랑하고 키워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디보스는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A/S 부담을 덜기 위해 하이마트, 한국코닥, CJ홈쇼핑, 스카이라이프 등 인지도 높은 기업들의 A/S를 대행하는 대우일렉서비스와 A/S 대행 협약도 맺었다.
또 뉴스, 음악, 영화 등 다음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대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디보스-다음 TV(Diboss-Daum GO TV)'도 출시했다. 이는 획기적인 인터넷 포털 TV(IPTV)로 인터넷 접속을 통해 기존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영화의 경우 1만여 편, 음악파일만도 18만여 곡이나 돼 노래방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지역에서의 반응은 덤덤하기만 하다.
이 때문에 심 대표는 사업구조 전환에 고심하고 있다. 80%대에 이르던 가정용 판매비중을 줄이는 대신 병원, 호텔 등 상업용 시장을 파고들어 이 부문을 80%대로 바꾸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디보스의 고민은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에 대구로 이전한 ㈜KTV글로벌도 전량 수출에서 이제는 내수시장 진입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디보스의 지역 내수시장 고전 영향으로 주춤하고 있다.
심 대표는 "7만 대가량인 대구·경북 LCD TV 시장 가운데 20%만 점유하더라도 지역에 공장 하나를 더 지을 수 있어요. 지역 기업은 고용은 물론 수익을 내더라도 지역에 환원되지 않겠습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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