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마성면 정분이(67) 할머니는 14일 상주경찰서가 마련한 '절도 피해품 전시장'에 들렀다가 잃어버렸던 금목걸이를 발견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반가움에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금목걸이를 도둑 맞은 후 지금까지 4개월간 정 할머니는 물건을 잃어버린 슬픔보다 주말과 휴일 자식들이 고향 집에 내려올 때 행여나 눈치를 챌까 더 마음을 조려 왔다.
상주경찰서는 이날 3층 회의실에서 금반지 170점, 금목걸이 63점, 금팔찌 31점, 보석반지 39점, 손목시계 20점, 귀걸이 21점, 담배·지갑 등 절도 피해품 344점을 전시하고 피해자들이 잃어버렸던 귀중품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줬다.
절도 피해품 전시를 통한 피해물품 찾아주기는 좀처럼 보기 드문 행사. 특히 피해자들이 대부분 농촌 노인들이란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날 전시된 피해품들은 상주서가 지난 9월 20일 붙잡은 절도피의자 박모(46) 씨가 훔쳐 보관하고 있던 물품들. 경찰은 그동안 박 씨가 훔친 물건이 워낙 많고 어디서 저지른 범죄인지를 다 기억하지 못하자 인근 지역 경찰서와 협조해 올 한해 동안 절도사건 피해자들 인적사항을 파악, 300여 명에게 절도 피해 물품 안내장을 보내고 직접 확인하도록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장에는 400여 명이 몰려와 피해 물품을 확인했다. 구미시 고아읍 변인수(71)·김풍자(여·64)씨 노부부는 지난 7월쯤 병원을 가기 위해 집을 비웠다가 금목걸이와 시계, 금반지, 보석반지 등을 잃어버린 후 이날 현장에서 10돈쭝 금목걸이와 여자시계 등을 찾았다. 일부 물품들은 "내가 주인"이라는 피해자들이 10여 명씩 나타나 경찰이 확인에 애를 먹기도 했다.
김영두 상주경찰서장은 "주민들의 경찰 신뢰도를 높이고 피해를 회복시켜 주기 위해 행사를 했는데 예상보다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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