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관적 노력형'이 챔피언…대구 수능최고점 5人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고, 시험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학생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충분히 자고, 학교 수업 열심히 듣고, 예습 복습 충실히 했을 뿐인데….'하는 틀에 박힌 겸양 말고 과연 어떤 장점을 갖추었을까?

2007학년도 수능시험에서 표준점수 대구 최고점을 받은 5명의 학생들(본지 14일자 1면 보도)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낙관적으로 생각하라

첫 질문부터 거꾸로 접근했다.

"수능을 준비하는 동안 모의고사를 망친 경우가 가끔 있었을 텐데 어떻게 대처했나요?"

공통점은 쉽게 발견됐다. 바로 낙관적 사고. 김효진(대구외고 3년) 양은 "이번에 틀렸으니 수능시험 때는 안 틀릴 거라고 쉽게 넘어간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맛있는 걸 먹고 나면 금세 잊힌다고 했다.

"잘 칠 때도 있고 못 칠 때도 있다고 생각하지요."라고 가볍게 말한 김민재(경신고 3년) 군의 표정에는 낙천성이 묻어났다. 다른 학생들도 "하면 된다고 다짐한다." "수능시험에서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금방 잊는다." "잠 한 번 푹 자고 나면 잊힌다."고 말했다.

◆나만의 공부 방법을 찾아라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모두들 대답을 어려워했지만 이야기를 풀어가자 자신만의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박소윤(덕원고 졸업) 양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이런저런 방법을 해 봤다는 박 양은 "자습서는 손에 익은 책 한 권으로 개념 정리를 확실히 하고, 여러 문제집을 풀면서 원리를 적용하는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최인혁(대구외고 졸업) 군은 "공부는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늘 한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이든 어떤 시험이든 정리를 끝내고 공부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집중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 군은 "수능은 공부를 마치고 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다가 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김효진 양은 "모든 과목에서 스스로 정리하며 노트를 만든다."고 했다. 아는 내용을 바탕으로 계속 탐구하며 가지치기를 하는 방식. "자신의 손으로 만든 노트와 자료가 최고라는 믿음을 갖고 최선을 다해 정리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약점을 보완하라

어떤 학생이든 취약한 부분이 있게 마련. 얼마나 이를 효율적으로 충실하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갈린다. 이들 역시 자신의 약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했다.

문제지 체크, 답안지 마킹 등 사소한 실수가 많아 첫 수능시험에서 실패했다는 문영민(경신고 졸업) 군은 "자신 있는 과목도 꼼꼼하게 지문을 짚어가며 읽고, 부담스러운 과목일수록 정확하고 빠르게 푸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9, 10월 두 달 동안 문제풀이와 실수 줄이기에 집중했다는 것.

김민재 군은 "여름방학 이후 불안감을 덜기 위해 일부러 유명하다는 학원 강사의 강의를 몇 과목 들었다."고 했다. 학원 수업 때 강사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대화를 나누려 한 것도 같은 취지의 노력이었다.

최인혁 군은 언어영역 비문학 부문이 약해 읽기, 분석하기 등 다각도로 공부를 했다. "비문학 지문을 연습장에 베껴 쓰기까지 했는데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아침형 학생이 돼라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찍 자고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의 내용처럼 이들은 모두 아침형 학생들이었다. 박소윤 양은 "고3 때 새벽까지 공부하고 오전에는 학교에서 조는 저녁형이었는데 다시 수능을 준비하면서 아침형으로 바꾼 게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0~1시에 잠들어서 오전 6시~6시30분에 일어나는 생활을 한다고 했다.

공부가 잘 안 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한두 시간 잠으로 해결한다는 점도 비슷했다. 수능시험을 열흘에서 일주일 앞두고 하루 8시간 정도씩 잠을 좀 더 많이 잤다는 컨디션 조절법도 예비 수험생들이 들어둘 만한 얘기였다.

◆스스로를 관리하라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도 슬럼프는 피해갈 수 없다. 이때 얼마나 슬기롭게 넘어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진다. 자기 관리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특이하게도 현재 대학교 1학년 2학기에 재학 중인 문영민 군은 "시간 관리, 스트레스 관리만 잘하면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하루 3일씩 대학 수업을 수강하면서도 수능 준비에 시간이 그다지 부족하지 않았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생기거나 슬럼프에 빠졌다 싶을 때는 오락실에 가서 동전을 넣고 노래 한두 곡 부르고 나면 금세 풀린다."고 하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박소윤 양은 "공부가 잘 안 되면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는지, 나의 목표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겼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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