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평무사한 총장 역할을 기대하며

潘基文(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이 오늘 새벽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취임 선서식을 갖고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었다. 그러나 첫 한국인 사무총장이라는 기쁨에 앞서 그에게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세계 도처의 각종 분쟁과 사무국 개혁 등 難題(난제)들을 '세계 최고의 외교관'의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취임연설에서 "불신과 경멸의 어두운 밤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회원국과 사무국 간의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일단 큰 기대를 걸게 한다. '신뢰 제고와 갈등 조정자와 중재자로서의 사무총장 역할'은 현안 해결에 대한 그의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지라면 유엔 조직 전반에 대한 개혁과 역동적이고 용기 있는 사무국의 위상 정립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유엔의 3대 목표인 안전과 개발, 인권 강화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평화와 번영, 공정한 세상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사무총장의 역할을 주목한다. 최근 반 총장은 북핵 해결을 위해 訪北(방북)과 북한특사 임명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북핵 문제에 있어 다자회담 지원 등으로 유엔의 역할이 제한돼야 한다며 벌써 제동을 걸고 있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반기문이 아니라 지구촌의 반기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직 유엔의 이익만을 위해 총장의 임무를 이행하고 의무 수행에 있어 어떤 정부나 유엔 외부기관으로부터 지시받지 않겠다"는 취임 선서에서 보듯 그의 의지가 굳다면 결코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좁고, 험난하며 국경과 당파적 이해를 초월한 공평무사한 길'을 걷기를 聲援(성원)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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