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9세 브라질 건축거장 "룰라에 실망했다"

15일로 99세를 맞은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 오스카르 니에메예르가 최근 좌파 이념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했다.

니에메예르는 자신의 99세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로 가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을 지지했고 주변에 지지를 권유했던 사람으로서 그의 발언을 매우 실망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지난 11일 상파울루 시에서 한 시사주간지가 선정한 '올해의 브라질인'상을 받으면서 "좌파든 우파든 모든 이념은 결국 중도를 지향한다"면서 "사람은 누구나 60세 정도가 되면 중도의 길을 가게 되고, 중도의 길이란 사회의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니에메예르는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나이가 들어서도 좌파 이념을 가진 사람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자신은 젊은 시절부터 줄곧 좌파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니에메예르는 최근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아바나 과학정보대학 건물 앞 광장에 설치할 조각상 선물 계획을 밝히는 등 좌파 진영과 가까운 인물이다.

이 조각상은 무게가 9.5t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자유 수호를 위해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제국 앞에 선 전진 깃발'이라는 주제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니에메예르는 유엔본부 건물을 설계하고 브라질의 행정수도인 브라질리아의 도시계획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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