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출신 박정애 씨가 낸 여성주의 역사소설. 강빈은 비운의 인물이다. 우의정 석기의 둘째 딸로 태어난 강씨는 1627년(인조 5년) 소현세자빈이 됐다. 병자호란으로 소현세자와 함께 청에 인질로 잡혀가 9년간 볼모생활을 했다. 귀국 두 달 후 청과 짜고 자신을 몰아내려고 한다는 인조의 의심으로 소현세자는 독살당하고, 1년 후 그녀 또한 조 씨 저주 사건 주모자로 몰려 사사되고, 노모와 형제들은 모두 처형되거나 장살됐다.
실록에는 강빈을 '행실이 방정치 못하고 재물을 탐한' 여인으로 그리고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360년 동안 잊혀졌던 강빈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되살리고 있다. 이재에 밝아 재물을 모으고, 조선의 개화를 꿈꾼 남편 소현세자를 아낌없이 지원하고 내조한 모습은 오늘날 바라는 이상적인 여성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1998년 '문학사상' 신인공모를 통해 등단한 지은이는 페미니즘의 역사를 새롭게 쓴 신세대 여성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288쪽. 1만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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