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꼭 들어맞는 2006년. 북한 핵실험, 지방선거, 부동산 광풍 등 이슈가 유달리 많았다. 사회가 워낙 급변하다보니 개개인들의 삶에도 굴곡이 적지 않았다. 각계 인물 8명으로부터 2006년 성적표와 그 소회를 들어봤다. (괄호 안의 점수는 자기가 생각하는 각 분야 혹은 본인의 한 해 성적).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맑음■
도약(90점)
이석봉(57)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약령시도 올 전반적으로 경기는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약령시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품질인증센터 부지를 확보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 센터가 문을 열면 약령시는 옛 영광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비전(80~90점)
배성혁(42) (주)예술기획 성우 대표=직접 아이디어를 내 올 1, 2월 연 프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뮤지컬축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나아가는 디딤돌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한다. 직접 제작한 '캣츠 포에버'가 전국 순회공연에 성공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뮤지컬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뮤지컬을 위한 인프라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탄탄한 만큼 '뮤지컬 도시, 대구'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명품(95점)
홍준학(41) 삼성라이온즈프로야구단 홍보팀장=프로야구를 2연패 했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한해다. 우승 원동력은 선동열 감독의 용병술, 선수들의 적극적인 의욕, 프런트의 아낌없는 지원, 그리고 팬들의 성원 덕분이다. 특히 올해 우승은 '명품 구단'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서 매우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올해 처음 홍보팀장을 맡아 구단이 우승해 보람있는 2006년이다.
희망(80점)
홍상선(39) 감이랑 대표=지난 8월 청도반시 토탈 브랜드인 감이랑을 설립했다. 청도소싸움경기장을 건설하는 회사에 7년여 근무하면서 청도 감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소 때문에 실망했지만 감에서 희망을 찾았다. 감말랭이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2006년은 만족한 한해다. 앞으로 감 제품을 다양화하고 그린투어리즘과 결합한 사업을 하고 싶다.
■흐림■
격차(50점)
이종현(57) 대구경북지역혁신협의회 의장=수도권 규제완화 등 2006년은 지방분권에서 오히려 크게 후퇴한 한해다. 올 지방선거나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부와 정치권이 유권자의 3분의 2가 몰린 수도권에 대해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결과 지방-수도권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 역시 지방분권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일부에선 서울이 커지면 좋지않느냐는 안일한 생각도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힘을 모으지 못했다.
절망(40~60점)
권오인(46) 대한공인중개사협회 자문위원=8·31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지역 부동산 경기는 침체한 반면 서울은 요동친 2006년이었다. 지방과 수도권 간 양극화가 심해졌다. 대구 시민 대부분이 부동산 광풍으로 박탈감을 느꼈으며, 무주택 서민들에겐 절망감이 더욱 컸다. 올해 중개업소가 유달리 폐업률이 높았다. 개인적으로도 거래가 없어 유달리 고전한 한해였다.
퇴보(60점)
안이정선(51) 대구여성회 회장=5·31 지방선거에서 여성 단체장을 비롯해 지방의원이 많이 당선되는 등 예년보다 여성 출마자들의 성적표는 나았다. 하지만 난자매매, 여성 비정규직 문제 등 여성의 권익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의학 발전이란 명목 하에 여성의 인권이 희생을 강요당하고 여성에 대한 노동착취 강도가 강해졌다.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앞산을 관통하는 도로공사가 진행된 것도 유감스럽다.
나눔(80점)
이영애(37) 대한적십자사 경상북도지사 회비홍보팀=농촌지역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웃사랑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반면 대도시권에서는 참여도가 떨어졌다. 이는 젊은층의 참여가 저조한 탓도 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웃에 대한 사랑실천인 자율적인 기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나눔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더 많다. 나눔을 실천할 때 더욱 아름다운 2007년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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