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희룡 "개혁세력 지지 계기 만들터"

당 대선경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17일 "중도개혁세력에 대한 지지율을 폭증시키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확신을 가지고 출마했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출마가 당 중도개혁세력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의 지지율을 반분할 것이라는 지적에 "손 전 지사와는 큰 틀에서 지향하는 바가 같고,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또 서민 및 중산층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고, 기존 대권주자들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 반대 등을 강조하며 한나라당 대권 경선에 참신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욕'에도 불구하고 원 의원이 자신이 속한 개혁성향의 수요모임으로부터도 공식지지를 받지 못한데다, 손 전 지사와 지지층 중복 현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날 당사 기자실에는 원 의원의 지역구와 지방 등에서 온 지지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수요모임 대표인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원 의원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 중도개혁세력의 분발이 절실하다. 내년 대선에서도 중도성향 유권자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라며 "원 의원의 참여는 당내 중도개혁세력의 외연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은 "손학규, 원희룡 두 주자가 서로 협력해야만 중도개혁세력이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서 "중도개혁성향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인 만큼 두 주자 중 한 명이 당의 대선 후보로 선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원 의원과의 일문일답.

--손 전 지사와 지지층이 겹쳐 출마가 지지율을 반분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5% 이하에 묶여있는 지지율은 손 전 지사의 잠재력과 중도개혁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두터움에 비춰볼 때 너무 작다. 작은 지지율을 반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손 전 지사와 더불어 (중도개혁세력에 대한) 지지율을 배(倍)증, 3배증, 폭증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와 확신을 가지고 나왔다.

--중도개혁세력을 표방했지만 원 의원이 속한 수요모임 지지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진취적 젊은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데에는 수요모임 등 개혁적 동료들도 원칙적으로 뜻을 같이 한다. 다만 나와 같이 정치적 진로를 같이 하기에는 많은 것들이 불확실하고 너무나 많은 희생과 위험이 앞길에 도사리고 있어서 지켜보고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것을 찾아보겠다는 뜻이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신봉하고, 한미동맹 복원과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가겠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고가 주택소유자에 대한 종부세율 인상 공약이 한나라당 전통적 지지층의 반발을 사지 않겠나.

▲서민의 고통에 둔감하다면 국가를 통치해서는 안된다. 쌀 99섬 가진 사람이 1섬 더 가지기 위해 외치는 소리에 끌려다닐게 아니라 한 말, 한 됫박의 쌀이 아쉬운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정신으로 나가야 한다. 사방 백리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경주 최씨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정당이라야 정권을 찾아올 수 있다. 보다 부유한 층 쪽으로 끌고 가려는 줄다리기에서 보다 서민쪽으로 가야한다는 반대편 줄의 맨 앞장에 서려고 하는 것이다.

--행정경험이 없고, 최고위원 때도 비주류를 대표한 데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경험이 좋은 밑거름은 되지만 그 자체가 국가경영 능력과 연결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미국의 케네디 전 대통령은 42세에 대통령이 되면서도 특별한 행정경험은 없었다.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도 47세에 그 자리에 오르면서 행정경험 많았던 경쟁자를 물리쳤다.

--앞으로 어떻게 경선을 준비할 것인가.

▲훌륭한 선배주자들의 장점이 더 드러나고, 더 분발하고 더 좋은 정책을 낼 수 있도록 경선의 아름다움을 이끌어 갈 주자가 되겠다. 개인에 대해서는 공격하지 않겠다. 오로지 국민에 대한 저의 정책과 메시지로 기복 없이 당당하게 나가겠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