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투명 테이프로 겹겹이 싸여 만들어진 부조화된 검은색 구조물.' 불규칙적으로 재단된 '흑색 돌출물'이 종으로 횡으로 나열돼 일정한 패턴을 유지한다. 그러면서도 세밀하게 질서를 갖추고 있는 작품들이 품고 있는 샤머니즘적 향기.
갤러리 신라(053-422-1628)에서 29일까지 열리는 '송광익'전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근엄하고 웅장하다. 가로 길이가 6m, 7m에 이르는 작품의 크기 때문만이 아니다. 찢어지기 쉬운 신문종이에 먹을 칠하고 테이프로 접착해 손작업으로 하나하나 길게 늘여뜨려 숭고한 노동과 시간의 집적이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작위적인 변화와 정형으로 순열된 작품은 깃털처럼 부드럽지만 단호한 흑색 화면이 제한적이고 자유롭게 눈을 어지럽게 한다. 주변 공기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릴 것 같은 송 씨의 작업은 인간과 신을 잇는 '접신(接神)'의 매개체로 태어났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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