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BDA 北자금중 1,200만 달러 합법 가능성 밝혀"

미국 행정부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2천400만 달러 문제를 6자 회담에서 논의할 용의와 함께 이 자금 가운데 1천200만 달러는 불법 활동과 연관이 안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미국 유력 일간 시카고 트리뷴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이 BDA 자금 중 합법 자금의 규모를 1천200만 달러로 적시하고 이의 동결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신문은 중국 베이징에서 18일부터 재개되는 6자회담과 관련, "미국과 북한이회담을 앞두고 적어도 금융 제재, 북-미 직접 대화 등 두가지 부문에서 엄청난 괴리를 좁혔지만, 완전한 핵프로그램 해체를 주장하는 미국과 선(先)보상을 요구하는 북한간에는 이견이 여전하다"면서 "이번 회담은 성과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 가운데 재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6자회담 개막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북미 양자회동이 북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북측이 미국의 (6자회담 개막 전) 양자회동 제의에 '회담이 개시되면 만나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6개국 수석대표들이 모두 참석한 만찬이 끝난 뒤 숙소에 돌아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내일 회담 개최 전에는 양자대화를 갖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김 부상과 내일 양자대화를 가질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밝혀, 자신의 파트너인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는 월요일인 18일 중 양자대화를 갖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제5차 북핵 6자회담 2단계 회의는 18일 오전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개막됐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날 오전 10시50분(이하 현지시간) 의장국 중국의 사회로 회담 개막식을 가진 뒤 곧바로 11시부터 전체회의에 들어간다. 각국 수석대표는 전체회의에서 이번 회담에 임하는 자국의 기본입장 등을 밝히는 기조연설을 한다. 앞서 오전 9시30분에는 각국 수석대표간 1차 회의가 열리며 전체회의 이후 오후12시30분부터 각국 대표단이 참석하는 업무 오찬이 이뤄진다.

지난해 11월 제5차 1단계 회의가 이른바 'BDA(방코델타아시아)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마무리된 이후 13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회의에서는 북핵폐기를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이에 상응하는 관련국들의 호혜조치 간 균형점 찾기가 집중적으로 시도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달 말 베이징 북미 회동에서 미측이 제기한 ▲영변 5MW원자로 등 핵시설 가동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핵프로그램 신고 ▲핵실험장 폐쇄 등 초기 이행조치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이와 함께 북한이 초기 이행 조치에 동의할 경우 북한에 에너지 및 경제지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할 전망이다. 각국은 아울러 미국의 대북 서면 안전보장을 비롯한 북미 관계 정상화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재개 결정 이후 말을 아껴 온 북한이 기조연설 등을 통해 어떤 요구사항을제기할지도 관심거리다. 북한이 미측에 초기 이행조치 및 상응조치와 관련한 역제안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6자회담 개막과 동시에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에서는 북미 BDA 워킹그룹 첫 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에서 북미 양국 재무 당국자들은 향후 워킹그룹의 운영방식과 BDA 문제 해결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또 미측은 재무부의 BDA 사건 조사 경과를 설명하고 BDA의 북한 자금 동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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