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후각 능력으로 유명한 개의 냄새 추적 실력을 사람이 과연 어느정도 따라할 수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노엄 소벨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이 질문에 '사람도 예상 외로 냄새를 잘 추적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사람의 냄새 추적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버클리대 교정의 잔디밭에서 지원자 32명을 데리고 실험을 실시했다.
구불구불한 길의 경로를 초콜릿 냄새가 나는 물질로 표시한 다음 지원자가 후각만으로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갈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실험의 목적이었는데 연구진에 따르면 성공한 사람의 비율은 60%를 넘어섰다.
실험 참가자들은 후각 이외의 다른 감각을 배제하기 위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은 것은 물론 손에는 두꺼운 장갑을 끼고 팔꿈치와 무릎에도 보호대를 착용해야 했다.
연구진은 이어 콧구멍 하나만으로 냄새를 맡는 것과 두개로 냄새를 맡는 것이 냄새 추적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실험했다.
14명이 참가한 실험에서 한쪽 콧구멍을 막은 참가자 가운데 36%만이 제대로 길을 따라간 반면 양쪽 콧구멍을 모두 쓸 수 있었던 참가자의 성공 비율은 66%였다.
또 정해진 시간에 같은 공기가 유입될 수 있지만 공기 유입구가 2개인 장치와 1개인 장치를 각각 실험자들의 코에 착용하게 한 뒤 같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유입구 1개짜리 장치를 코에 단 사람들의 성공률이나 진행 속도가 모두 더뎠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소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양쪽 귀를 함께 활용해 소리가 난 방향을 알아내는 원리를 후각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여겨져 왔던 기존의 통설을 "뒤집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소재 모넬 화학감각연구센터의 신경과학 연구자 찰스 위소키는 냄새의 방향 탐지에 있어 2개의 콧구멍이 중요하다는 개념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소벨 교수 연구팀의 성과가 그 개념을 "본격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제스 포터는 실험을 위해 지원자들이 정말 개처럼 코를 거의 땅에 대고 잔디밭을 헤매야 했다며 "사람들이 정말 하기 싫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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