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말 힘들었는데 옆에서 나를 정말 좋아해주고 큰 힘을 줘서 약혼까지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좌타자 최희섭(27.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은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 후요그룹 회장 딸인 야스다 아야(29)씨와 결혼을 약속하기까지 연애 과정을 소개했다.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약혼식을 여섯시간 앞두고 손을 꼭잡은 두 연인의 얼굴에서는 설렘과 행복으로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최희섭이 야스다씨를 만난 것은 LA 다저스에서 뛰던 2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그는 빅리그 3년차였던 2004년 7월31일 플로리다 말린스에서 LA 다저스로 갑자기 트레이드됐고 야스다 씨와 운명적 만남은 시작됐다.
야스다 씨는 당시 LA에서 MBA 과정을 밟은 뒤 TV방송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메이저리그를 취재하고 있었고 한국인 선수가 왔으니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야스다 씨는 "희섭씨를 만나기 전에 신문과 인터넷으로 사진을 봤는데 너무 못 생겨보여서 인터뷰를 해야할 지 망설였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너무 잘생기고 착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했다. 한국 남자를 처음 봤는데 '정말 멋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195㎝의 거구로 시골 청년의 이미지가 강한 최희섭의 순수함과 성실함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후 최희섭은 LA에서 같이 생활하던 여동생, 야스다 씨와 함께 노래방도 가고 식사를 하는 등 어울리면서 점차 가까워졌다.
친구 사이였던 둘의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한 것은 올해 초였다.
최희섭은 지난 3월 25일 다저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전격 트레이드되면서 둘은 떨어지게 됐고 지난 7월2일에는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무릎을 다치는 불운이 찾아왔다.
2002년 시카고컵스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은 뒤 상대 투수에 따라 우타자와 좌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에 줄곧 적용돼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해온 최희섭에게 최대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최희섭이 아픔을 겪을 때마다 야스다 씨는 전화를 걸어 "고생이 많지만 힘을 내라"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야스다 씨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한 최희섭은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야스다 씨를 버펄로로 초대했고 나이애가라 폭포 앞에서 사랑한다고 마음을 고백했다.
프로포즈를 받은 야스다 씨는 "정말 행복하다. 영원히 함께 할수 있어서 좋다"고 기뻐했고 최희섭도 "전에는 생각이 많았는데 프로포즈를 한 뒤 마음이 편해졌다. 야스다가 옆에 있으니까 야구에만 전념할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가 부모도 둘의 결혼을 흔쾌히 환영했다.
특히 야스다 씨의 어머니는 지난 3월 일본에서 최희섭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국어로 인사하고 노래방에서 한국 노래를 즐길 정도로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
서로 아기를 뜻하는 일본말인 '아가짱'이라고 부른다는 최희섭은 "야스다는 2년간 메이저리그의 대선수들을 인터뷰해서 그런지 야구를 잘 알고 있다"면서 "때문에 인터뷰하면서 느낌 점을 말해주는 등 힘들 때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또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야스다가 곁에 있어 잘 적응하면 좋은 성적을 낼수 있을 것이다"면서 "한솥밥을 먹게 된 (서)재응이 형으로부터 조언을 받을수 있고 탬파베이가 약팀이지만 오히려 기회가 많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낙관했다.
야스다 씨도 "희섭씨가 올해 보스턴으로 갑자기 가고 부상이 찾아오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 몸도 많이 좋아졌고 내가 옆에 있기 때문에 올해보다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희섭은 약혼식을 마친 뒤 탬파베이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화장품 관련 사업을 계획하는 야스다 씨도 한국, 일본, 미국을 오가면서 내년 말 결혼식을 준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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