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동에서] 2007년은 韓-中 교류의 해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는 수교 15주년을 맞아 양국 간 우호협력관계를 한층 발전시키기 위해 '友好交流 共創未來(사이좋게 교류해서 미래를 함께 열자)'라는 구호까지 만들고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중국은 이제 한국의 최대수출 및 수입국, 최대해외투자국으로서 '전면적 동반자' 관계로 자리 잡았다. 더구나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으로 향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질 것은 분명하다.

'韓流(한류)' 역시 도약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짚어봐야 할 게 있다. 아직도 무작정 중국행에 나서는 한국인들이 없는지 말이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 이후 중국대륙에 한류가 거세게 몰아치자 무작정 '차이나드림'을 꿈꾸며 중국행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요즘 하루 3곳의 한국식당이 새로 문을 열고 있다. 또 그만큼의 한국식당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베이징에 자리 잡은 한국식당의 수는 500여 개. 한국식당은 사실상 한류문화의 선봉장이다. 드라마 대장금을 본 중국사람들은 한국의 맛을 보기 위해 한국식당을 찾는다.

그러나 이제는 '韓風(한풍)'이라고 지칭하거나 한류를 폄하하는 反韓流(반한류) 기류도 거세게 일고 있다.

중국에서 불고 있는 반한류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은 아닌지 반문해보자.

한국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왕징(望京) 주변.

지난해 초반 장모 씨가 15억 원을 투자, 500여 평 규모의 고급 한식당을 열었다. 식당은 몰려드는 중국사람들로 호황을 누렸다. 4개월 후 바로 옆에 한국 요식업자가 25억 원을 들여 더 고급스런 한식당을 열었다. 장 씨의 식당은 이제 전기세를 걱정할 처지로 전락했다. 그 후 한 달, 바로 앞 4성급 호텔 1층에 고급 북한식당이 들어섰다. 평양고려호텔 앞 전문식당거리의 베테랑 요리사들과 엘리트 접대원들로 무장한 북한식당은 3년여의 준비끝에 이곳에 진출했다.

중국 사람들은 어느 음식이 정통 한국음식인지 헷갈린다. 노래와 공연까지 갖추고 있는 북한식당이 한국식당보다 더 호황을 누리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중국음식가협회 삐엔장(邊張) 부회장은 "당신들끼리의 경쟁이 안쓰럽다. 제발 중국인 속으로 뚫고 들어가라. 중국인의 입맛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고급 중국식당들이 얼마나 무섭게 변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라."고 충고한다.

중국식당들도 경제성장속도에 맞춰 고급화, 전문화, 웰빙화하고 있다. 이런 중국내 요식업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식당은 한국식당이든 중국식당이든 망할 수밖에 없다.

한 단계 도약하지 못하고 우리끼리 경쟁하고 있는 것이 한류의 현주소다. 한류의 최대의 적은 한국인인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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