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수십 년 된 어두컴컴한 낡은 건물, 2층 침상이 다닥다닥 붙은 좁고 답답한 내무반, 부족한 휴게·편의시설…. 군이나 경찰에서 병영생활을 한 예비역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18일 아들이 의경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천경찰서를 찾은 유영진(49·충남 공주) 씨는 깜짝 놀랐다. 아들이 잠자고 생활하는 내무반이 유 씨의 기억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 깔끔히 정리된 개인용 침대와 옷장, 독서실, PC실 등 집보다 환경이 더 좋아보였다. 최근 신문을 통해 전·의경의 1인당 내무실 면적이 평균 0.8평으로 교도소 0.95평보다 더 좁다는 소식을 접했던 그이기에 놀라움은 더했다.
내무반 이곳저곳을 둘러본 유 씨는 "내가 군에서 생활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 나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새롭게 단장한 전·의경 내무반 입실식에 초청된 다른 가족들도 아들의 생활 공간을 둘러보고 나서는 '놀라움 반, 안도감 반'의 표정을 지었다.
박지훈(22) 수경은 "내무반이 호텔처럼 깔끔하고 아늑하게 달라져 너무 좋다."며 멀리서 찾아온 부모를 안심시켰다.
김천경찰서는 자체 예산을 절감, 3천100만 원을 들여 지난달 말부터 20명이 생활하는 전·의경 내무반 대수리에 들어가 18일 '호텔급' 내무반을 완성했다. 20평에 불과하던 생활실을 50평 이상으로 넓혔고 닭장 같던 철제형 2층 침대와 관물대를 모두 없앴다. 대신 아늑한 개인용 목제 침대와 옷장을 들여놨고, 냉난방 시설은 물론 가습기까지 갖췄다. 또 PC 2대와 대형 TV가 있는 휴게실은 물론 전·의경들이 복무 기간 동안 자격증 1개 이상씩을 따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18석의 열람석이 있는 독서실도 마련했다.
김동영 김천경찰서장은 "우리나라 전·의경 내무반이 너무 열악하다는 지적에 고민하다가 경찰서 자체 예산을 조금씩 절감하면 전·의경들의 잠자리 정도는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리모델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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