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기초교는 창의성 교육의 수단으로 차별화된 글쓰기를 선택,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학년별·주제별 글쓰기를 통한 창의성 신장'을 주제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활발한 글쓰기 교육을 펼치고 있는 것. 이 학교는 왜 글쓰기를 선택했을까.
"창의성 신장은 표현 영역 중 쓰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읽기, 듣기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말이나 글을 이해하는 과정인데 비해, 쓰기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일차적인 자료로 사용하면서 이를 '의미'로 구성하여 '언어'로 표현해 낸다는 점에서 창의성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장기초교 김윤경(30·여·5학년 담당) 교사는 7차 교육과정의 이념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국어과라고 했다. 쓰기야말로 국어교육의 '꽃'인 셈.
장기초교가 글쓰기 교육을 실시한 것은 2004년부터다. 지난 2년간 경험을 축적한 덕분에 올해는 학생의 발달단계에 가장 적합한 글쓰기 주제와 방법을 지도할 수 있었다.
학교는 학년초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른 사고나 행동 패턴, 관심분야, 국어능력 등을 분석해 학년별로 가장 적합한 글쓰기 지도방법을 정했다.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리는 식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1학년은 자신의 생활 주변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질문이 왕성하다. 상상력과 표현력은 왕성하지만 맞춤법이 부정확하다. 따라서 자신의 생활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표현이 중심주제로 적합하고, 글쓰기를 가르칠 때 맞춤법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1학년에게는 일기쓰기가 최적이다.
새로운 낱말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2학년에게는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사용되는 동시(운문)가 적합하다. 발표 의욕은 좋지만 긴 글에 대한 이해력은 아직 부족한 3학년에게는 독서감상문 쓰기가 좋다.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생각을 시작하게 되는 4학년 경우는 지적인 표현방식을 익히기 좋은 설명문이 알맞다.
스스로 조사하는 활동은 대체로 잘 하지만 비판적·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5학년에게는 논설문, 사고의 범위가 확대되고 다양해지는 6학년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새로운 언어로 창조할 수 있는 기행문을 쓰게 해 구체적·묘사적인 서술을 하도록 한다.
장기초교는 무작정 글쓰기 지도를 하기에 앞서 배경지식을 키우는 독특한 지도법도 고안했다. 꾸준한 독서 활동과 독서기록장 활용을 장려한 것.
김 교사는 "아침 독서시간 10분을 활용해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든 결과, 도서 대출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했다. 독서기록장은 17줄짜리 노트 한 권을 10줄과 7줄짜리 작은 노트로 잘랐다. '쑥쑥 자라는 장기 독서 꿈나무(10줄 학습장)'에는 자기가 읽은 책 목록만 간단히 적고, '장기 꿈나무의 책 이야기(7줄 학습장)'에는 1주일에 한 번씩 가장 인상 깊었던 책에 나오는 감동적인 글귀나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 등 간단한 감상을 기록하게 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독서에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감상문 쓰기나 감상화 그리기 등 독후활동이 의무적으로, 그것도 책 읽는 시간에 맞먹을 정도로 길게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우리 학교에서는 독후활동을 '기록' 정도로 최소화해 학생들이 책 읽기 자체에 빠져들도록 했다."고 말했다.
독서관련 교내대회도 다양하게 개최했다. 학생들이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급별 독서퀴즈대회, 다독아 시상, 독서교실 운영 등에 이어 이달에는 독서동시대회, 독서편지쓰기 대회, 독서감상문·감상화 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사는 "잘 쓴 글은 반별로 학급 게시판이나 홈페이지에 실어 학생들이 글을 전개하는 기초적인 방법을 잘 알도록 했다."면서 "학생들의 글은 '일기' '소개글' '설명문' '논설문' '관찰기록문' 등 학년별 주제에 맞춰 문집으로 만듦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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