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시립예술단 자격논란 불거져

"경험 부족한 인사, 오페라단 감독·지휘자 내정"

'오페라 연출 경험이 없는 오페라 감독?', '체계적인 지휘 공부를 하지 않은 국악단 지휘자?'···

대구시가 최근 시립오페라단 감독에 김모(39) D대 교수를, 시립국악단 지휘자에 주모(50) K대 교수를 각각 내정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구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현 국립오페라단 감독이나 서울시립오페라단 감독도 오페라 연출 경험 없이 임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면서 "젊고 국제 감각을 갖췄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을 평가해 감독심사위원회에서 김 교수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김 교수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 후 5년 남짓 대구에서 활동하면서 오페라를 연출·제작을 해본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페라 출연 경력도 매우 적은데다가, 다른 뚜렷한 업적을 쌓은 것도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우려하고 있다.

박명기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에 대해 "김 내정자가 시립오페라단 감독으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췄느냐고 질문한다면 대답하기 어렵겠지만, 공채를 신청한 후보자 중에서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또 "주 지휘자는 한 악기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지휘도 잘 할 것이라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일부에서 주 교수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레슨관련 구설수에 따른 도덕성 논란은 감독심사위원회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다."며 "만일 실제로 문제가 있었다면 심사위원 중 누군가가 반드시 제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관장은 올해 8월 30일 취임 인터뷰에서 "다양한 국악기를 다룰 수 있어 단원 통솔력이 높고, 체계적인 지휘 공부를 한 사람이 시립국악단 지휘자로 선임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스스로 약속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문화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박명기 관장 취임 이후 정체됐던 시립예술단에 대한 개혁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가 이루어져 개혁 작업 전체가 좌초될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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