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라진 대구야경…이제는 디자인이다!

'컬러풀' 대구가 도시 디자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컬러풀'을 외치면서도 정작 제 색깔을 내지 없었던 대구가 아름답고, 푸르고, 개성있는 도시 만들기에 잰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제 출발점에 선 대구와 달리 이미 본 궤도에 올라선 다른 지자체들이 적잖다."며 "지금부터는 새 그림을 짜고 추진하려는 대구시의 실천 의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어떻게 달라지나

지난 14일부터 중구 계산오거리~봉덕육거리 구간 야경이 달라졌다. 중앙분리대 가로수 64그루에 빨강, 노랑, 초록 '별빛'이 반짝거리기 시작한 것. 대구시와 중구청이 올해부터 처음 시작한 '은하수거리' 프로젝트다. 중앙파출소, 대봉·남산 어린이공원, 경상감영공원 길거리 역시 '은하수'가 흐르고 있고 국채보상공원, 2·28공원, 대백프라자, 동아쇼핑 일대에도 민·관이 함께 만든 루미나리에가 밤을 밝히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대구 야간 경관은 물론 조망, 역사문화, 색채, 도시축, 시가지, 환경녹지 7개 경관의 기본 틀을 짤 대구 도시경관자문위원회가 출범했다. '대구 그랜드 디자인을 그리겠다.'는 김범일 시장의 선거 공약에 따라 분야별 전문가 30명이 위촉돼 대구 최초의 도시경관 전문 그룹이 탄생한 것. 공모가 한창인 도시디자인위원회와 함께 단순 심의가 아니라 연구, 기획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구 단위 도시 경관 계획도 등장했다. 수성구청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대구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 단위 도시 경관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한다. 1단계 범어네거리권, 2단계 들안길(수성못), 범어공원, 대구대공원을 나눠 미래 도시 경관 방향을 설정하고, 스카이 라인은 물론 건축물 다지인 및 야간경관조명의 가이드라인과 옥외광고물 정비 방안을 마련한다. 윤형구 수성구청 건축과장은 "일단 범어네거리권 스카이 라인을 설정해 범어공원 등 주변 자연 경관과의 조화를 이루는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도시는 어떤가

도시 디자인은 세계 모든 도시의 관심사다. 경제성과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춰 갈수록 개발에 짓밟히고 있는 도시에 역사와 전통과 문화와 자연을 다시 돌려주기 위한 움직임이다. 정부는 선진국 추세에 따라 지난 2월 내년 8월 시행 예정의 '경관기본법' 제정을 입법 예고한 바 있고, 여기에 발맞춘 다른 지자체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을 위원장으로 공공시설물은 물론 아파트 등 각종 도시 건축물의 디자인을 개선하고 관리할 '공공디자인위원회'를 구성한 뒤 도시디자인기획단(3급)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강남구청은 지난달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건축물 허가 과정에 도시경관 개선을 위한 디자인 심의를 도입, 평면 배치와 동선에 치중하는 2차원 심의에서 건축물 색채와 조망까지 고려하는 3차원 입체 심의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은 광안리 야간 조명 사업에 이어 가로구역별 건축물높이제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인천 중구의 야간경관 계획, 전남 목포시의 해안선 야간경관조명디자인, 충북 충주시의 도시경관 스카이 라인 설정 설계 용역 등이 뒤따르고 있다.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전담기구 구성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과 우선 접근하기 쉬운 분야부터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최동식 대구한의대 도시환경디자인학과 교수는 "대구 또한 지난 2002년 도시경관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이미 밑그림을 짜 둔 상황이라 결코 늦지 않았다"며 "이제부터는 도시경관자문단과 디자인위원회를 통해 지구단위계획과 연계한 경관지구 지정 및 전담기구 발족 등 구체적 추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형주 대구미래대 교수(시각디자인 전공) 교수는 "개발 일변도에서 벗어나 선진국에서 중시하는 도시 공공성 개념을 바로 세우는 일이 가장 먼저"라며 "이후부터는 건물보다 더 큰 간판 면적을 조화롭게 통일시키거나 버스정류장, 공중전화부스, 쓰레기통 등 생활 속 작은 디자인부터 차근차근 바로잡아야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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