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신장(키)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가슴 속에 담아야 할 말을 이미 했던 선수. 공식 신장은 183cm지만 실제 키는 180cm 정도로 농구선수 치고는 단신.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양 팔을 덮은 문신, 한쪽 팔에 두른 암 슬리브(Arm Sleeve)가 눈에 띄는 NBA의 패션 아이콘.
화려한 드리블과 스피드, 운동능력을 앞세워 NBA를 호령하던 '디 앤서(The Answer)' 앨런 아이버슨(31)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덴버 너기츠로 이적, 화제를 뿌리고 있다. 1996년 데뷔 이후 줄곧 필라델피아에서 뛰며 필라델피아의 '해답'이 되어 왔던 그였기에 이번 이적은 더욱 놀라움을 줬다.
아이버슨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필라델피아에 지명된 뒤 10년간 뛰며 올스타 7회와 4회의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톱 스타다. 하지만 숱한 도전에도 챔피언 반지 한번 끼지 못했고 결국 소속팀의 부진과 한계에 스트레스를 받던 아이버슨이 정식 트레이드를 요청, 마침내 대형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문제는 새 팀과의 궁합. 덴버에는 이미 젊은 에이스 카멜로 앤서니(22)가 있다. 그는 아이버슨 못잖게 득점에 대한 욕심이 많다. 최근 뉴욕 닉스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로 15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당했지만 앤서니가 돌아왔을 때 다혈질에다 리더 역할에 익숙한 둘이 조화를 이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시즌 중 톱스타의 이적은 축구도 예외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FC바르셀로나 생활을 접고 스웨덴의 친정팀(헬싱보리)으로 돌아간 스트라이커 헨리크 라르손(35)을 3개월 임대로 영입, 다른 구단들에 놀라움을 안겼다.
라르손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스웨덴 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로 맹활약한 뒤 1997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 리그 우승 4회에 2회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또 2004-2005 시즌에는 스페인 FC바르셀로나로 둥지를 옮겨 다음 시즌 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큰 도움을 준 유럽 정상급 공격수다.
다만 그의 이적은 웨인 루니(21)와 루이 사아(28)로 구성된 맨유 공격진에 노련미를 불어 넣는 등 긍정적 기대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우려 섞인 시선이 많은 NBA 아이버슨의 이적과 비교된다. 맨유는 많은 움직임과 넓은 활동반경을 가진 라르손을 영입, 공격 방법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계산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것이 스포츠의 매력. 아이버슨과 앤서니의 조합이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스포츠팬들로서는 슈퍼스타의 트레이드 결과와 이에 따른 리그 판도 변화를 예상하며 경기 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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