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밑 공직사회 '인사태풍'

대구 공직사회에 유례없는 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

행정자치부 지침에 따라 보건, 복지, 고용, 주거, 교육 등 각종 행정 서비스를 원스톱 처리하는 주민생활지원국이 전국 모든 기초 자치단체에 들어서면서 대구 8개 구·군청에도 모처럼 대규모 승진 인사가 예상되기 때문.

올 연말 인사 태풍이 가장 거세게 불고 있는 대구 기초자치단체는 모두 5곳으로, 지난 7월 시범 지자체로 선정돼 이미 조직개편을 끝낸 달서구와 내년 7월 시행 예정의 달성군, 인구 문제 등으로 국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구청을 제외한 동구, 서구, 남구, 북구, 수성구다. 이들은 내년 1월 1일 주민생활지원국 시행을 앞두고 올 연말까지 모든 조직개편을 마무리해야 해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조직 개편의 핵심은 주민생활 지원 기능이 많은 국을 주민생활지원국으로 바꾸고, 국 안에 주민생활지원과를 만드는 한편 구내 모든 동사무소에 복지 담당을 둬 업무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 각 지자체 인사 담당들은 "기존 복지과가 복지와 주민생활지원 2개 과로 나눠져 1개 과가 신설되고, 동 복지 담당이 새로 생겨나는 셈"이라며 "연말 정기 인사와 맞물려 사상 최대의 승진 행렬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실제 5개 구청에 따르면 올 연말 승진 대상자는 모두 131명으로, 구청별로는 수성구가 47명으로 가장 많고 북구 36명, 동구 21명, 서구 16명, 남구 11명 순이다. 급별로는 6급 67명, 7급 34명, 8급 16명, 5급 13명, 4급 1명 순. 동구청과 북구청은 조직개편 인사와 함께 동·구청 순환근무 등 연말 수평 인사까지 겹쳐 각각 200명과 1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이동이 잇따를 전망이다. 인사 담당들은 "대상자가 워낙 많다 보니 인사 청탁과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직원들 대부분이 해당 지자체장이 얼마나 올바른 인사를 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6급 인사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지난 7월 달서구청 인사에서 "주민 복지를 위해 개편하는 주민서비스국 체제에 사회복지직이 너무 부족, 달서구 6급 승진자 19명 가운데 사회복지직은 2명 뿐"이라며 균형인사를 촉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5개 구청의 이번 6급 승진자 131명 가운데 사회복지직은 12명에 불과해 인사 논란이 여전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인사 담당들은 "주민서비스는 복지 전문 분야가 아니라 행정 전반에 걸친 사항이라 복지직만 늘려줄 수는 없다."며 "승진 순위에 따라 인사를 진행해야 심각한 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7급직에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근무 인원이 10명 이상인 동사무소에만 복지 담당을 신설한다는 행자부 지침 등에 따라 대구 중구청은 국 이름만 바뀔 뿐 별다른 인사 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주민생활지원국=지난 2004년 대구에서 4살 어린이가 장롱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복지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효율적으로 집행하자는 논의에서 본격화됐다. 행정자치부는 내년 7월까지 전국 모든 기초자치단체에 주민생활지원국을 설치해 주민들에게'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각종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