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대기업 직원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경영목표 초과달성으로 크리스마스전에 화끈한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부진한 실적탓에 돈 봉투가 작년보다 얇아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연간실적이 가시화되는 연말 끄트머리나 내년 초로 성과급 지급시기를 늦춘 업체들이 많아진 탓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대한항공,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연말 사업부문별 실적을 점검하느라 분주하지만 올해 환율하락, 고유가, 내수침체 등으로 작년보다 영업실적이 부진, 성과급을 축소하거나 작년 수준에 액수를 맞출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4년 최고 700%(기본급 대비)까지 줬던 특별 성과급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월 기본급의 150% 범위 내에서 지급될 생산성격려금(PI)과 연봉의 최고 50%까지 주어지는 초과이익분배금(PS)은 연간 사업부별, 개인별 목표와 실적에 따라 내년 1, 2월에 지급된다.
특히 두둑한 봉투로 유명한 PS는 올해 회사 전체의 이익이 반도체쪽에 몰린 만큼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나 '보르도 열풍'을 일으킨 LCD-TV 사업부 정도만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 작년 50% 수준의 PS를 받았던 무선사업부문이나 가전 등은 이익감소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다.
LG전자는 올해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해 연말 성과급은 '물 건너 간 거 아니냐' 는 관측이 많다. LG전자는 작년에도 성과급이 아니라 격려금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150만 원가량을 일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아직 올해치 성과급 지급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 7월 노조와 연간 115만 대 생산목표 달성시 150%의 성과급을 주기로 했지만 정치파업 등으로 생산목표를 달성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잔업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니 연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성과급 지급 시기가 내년 초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SK㈜는 연말에 성과급을 지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한 해 전체 실적을 정밀 점검한 뒤 내년 초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실적이 나빠져 액수의 하향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항공은 올해 매출에 대한 영업이익 등을 내년 1월에 집계한 뒤 수익 규모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인데 영업이익이 지난해(4천322억 원)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작년 수준(100%)의 성과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와 신세계 직원들은 비교적 표정이 밝다. 롯데는 직원들에게 기본 성과급 220%를 지급하면서 백화점 직원들에게는 150~300%의 추가 보너스를 주기로 했고 신세계는 약 200%의 성과급을 주되 할인점 부문 직원들에게는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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