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로운 노동운동문화 정착 계기 돼야

코오롱 노조가 민노총 탈퇴를 결의한 것은 향후 국내 노동운동 방향의 변화와 새 노사관계 정립이라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한 결정이다. 국내 섬유업계의 대표적인 노조가 강경 투쟁 노선에서 탈피해 서로 믿고 의지하는 노사관계 구축을 모색하려는 것은 민노총의 강경 투쟁 방식에 懷疑(회의)를 느낀다는 증거이고, 노사의 극한 대립이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절감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건전한 노사관계를 지향하는 움직임은 이제 국내 기업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민노총 화섬연맹의 태광산업'대한화섬'효성 노조가 민노총 노선에 반발, 탈퇴한 이후 올해 5월 건설업계 최대 노조인 대림산업 노조가 민노총을 탈퇴했다. 대구지역에서도 대구텍 노조가 독자 노선을 선언한 이후 어저께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새로운 노사문화의 분위기가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最長(최장) 파업 기록을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신노동문화의 싹이 트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새로운 노사관계를 희망하는 노동현장의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현 상황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근로자 자신과 기업을 함께 생각하는 성숙한 노조로의 발전 가능성을 의미한다.

물론 상호 불신과 투쟁으로 점철된 우리 노동운동문화가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당한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판을 깨면서까지 투쟁 일변도로 가다가는 기업도 근로자도 共滅(공멸)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투쟁적 노사관계가 기업과 근로자의 미래를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공생공영에 이르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서로 신뢰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대화로 문제를 푸는 성숙한 노사문화만이 韓國病(한국병)을 치료할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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