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명에 4억여원 전달…'이웃사랑' 연말 결산

이웃사랑 '제작팀'은 지난 1년 동안 '이웃사랑'에 소개된 51명을 다시 만났습니다.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되살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이, 아이의 밝은 웃음을 되찾은 부모….

'이웃사랑'을 거쳐간 이들의 삶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섰던 51명의 '이웃들'. 그들이 말하는 희망을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절박했던 삶에 희망과 용기를 준 독자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표현해왔습니다. "희망과 용기를 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새 생명을 얻은 아이들

피에르로빈증후군을 앓고 있는 홍관우(1·5월 3일)는 요즘 걷기연습에 열심이다. 관우는 한창 걸을 시기에 산소호흡기를 낀 채 병원에만 누워있었다. "호흡조차 불가능했던 아이가 비록 기계호흡기를 끼고 있지만 걸음을 연습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관우의 어머니 김남주(35) 씨는 "기적 같은 일이어서 막상 눈으로 보면서도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관우는 '이웃사랑' 성금으로 두 차례의 기도절제 수술을 받은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아직도 많은 수술이 남아있지만 김 씨는 "걱정 없다."고 했다. "기사를 통해 많은 분들의 따뜻한 위로와 후원을 받았습니다. 삶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얻었지요." 김 씨는 "기적을 만들어 준 독자분들을 위해서라도 관우는 더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간모세포종을 앓았던 정희원(2·8월 16일)은 현재 암 완치판정을 앞두고 있다. '이웃사랑' 성금으로 받은 돈으로 세포종 제거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다. 희원이는 지금 한 달에 한번 병원을 찾는 것 외에는 또래의 2살 친구들과 다를 것이 없다. 희원이의 아버지 정재식(35) 씨는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게 도와주신 분들에게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희망의 소식을 전했다. 유독 장난기가 많았던 희원이는 "요즘 걷는 것을 넘어 뛰어다니기까지 한다."고 자랑했다.

◇웃음을 되찾은 가족들

당뇨합병증으로 두 눈이 먼 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이정희(19·5월 24일) 씨는 요즘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 병원비를 '이웃사랑' 성금으로 대신해, 뺐던 방을 다시 구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어머니(조두선·44)의 건강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했다. 조 씨는 현재 병원에서 퇴원해 일주일에 2번씩 방문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엄마가 예전보다 많이 웃어요. 투석때문에 견디기 힘들 때도 많을 텐데 도와주신 분들을 생각하며 견디는 것 같아요." 이 씨의 목소리는 어느 때 보다 밝고 명랑했다.

신장병으로 고생하는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김상진(19·8월 23일) 씨는 "아버지가 걷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절로 난다."고 했다. '이웃사랑' 성금으로 신장이식수술을 한 아버지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것. 실제 지난 19일 아버지를 부축해 매일신문사로 찾아온 그의 표정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꼭 한번 인사를 드리고 싶었어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성금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주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년 동안 '이웃사랑'을 통해 받은 희망을 끝내 펼치지 못하고 안타깝게 숨을 거두신 분은 7명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천상식(49·2월 21일), 김성훈(34·3월 14일), 배달종(48·3월 28일), 양은빈(1·4월 4일), 이기덕(46·8월 1일), 정대출(47·10월 10일), 김철학(43·11월 22일).

지난 1년 동안 저희 '이웃사랑' 제작팀에 많은 관심과 정성을 보내주신 모든 독자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이웃사랑 제작팀은 2006년 한해동안 51명의 이웃들에게 4억 1천 283만 원의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2007년에도 '이웃사랑'은 독자분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꺼져가는 생명을 지킬 것을 약속드립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