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군 입영 예정인 대학생 정태수(21) 씨는 요즘 군 입대 연기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군 복무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정 씨는 "만약 정말 내년부터 군 복무 기간이 단축된다면 굳이 빨리 갈 필요가 없다."며 "입영을 연기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복무 기간이 단축되고 나면 입대할 계획이지만 어떻게 될지 몰라 결정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최근 대통령의 군 복무기간 단축 발언이 나와 군 입영을 앞둔 대상자는 물론 많은 국민이 사실 여부를 두고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 병역 기간이 단축될지, 언제쯤부터 얼마나 단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실제로 입영 대상자들 가운데 단축 여부에 따라 입영 연기를 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적지않게 나돌고 있는 등 군 입대를 둘러싼 일대 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청와대가 군 복무기간 단축 방안을 내년 상반기 중에 발표한다고 밝힌 후 인터넷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질의와 답변, 온갖 추측들도 난무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단 몇 개월이라도 군대에서 썩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입대 대상자들에겐 무조건 희소식"이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 공방의 결과가 어떻게 날지 모르는 만큼 일단 기다려본 뒤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입영을 두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왜 대선 때만 되면 군 문제를 들먹이는지 모르겠다."며 "만약 조금이라도 군대에 가는 젊은이들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군 복무를 정치적인 싸움 카드로 사용해선 안 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입대 대상자들이 무더기 입영을 연기할 경우 입영 대상자가 대폭 줄거나, 군인 감소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갑작스런 대책으로 입영과 관련한 일대 혼란을 빚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실제 병무청에 따르면 청와대 발표에 따라 내년 병역 자원이 2만 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오는 2014년 이후엔 병역 자원 부족 현상이 심화돼 병역 자원 수급 불균형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크다는 것.
이와 관련, 국방부 및 병무청 등 관련 부처는 단축 여부 및 기간, 시기 등에 대해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단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 국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6개월 내에서 복무 기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병역법에 규정돼 있는데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병역 단축 의지를 밝힌 만큼 단축 가능성이 크다는 것. 만약 이렇게 될 경우 육군 기준으로 현재보다 6개월 줄어 복무 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병무청은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지만 만약 군 복무 기간이 단축된다면 부사관 등 직업군인을 늘리고 근무 형태 및 조건을 대폭 개선하는 등 징병제와 모병제의 혼합 방식으로 전투력 손실을 막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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