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한국인 우주인

사상 최초의 한국인 우주인 후보 탄생은 여러모로 우리를 가슴 벅차게 한다. 2006년 12월 25일, 성탄절에 우리 국민 모두에게 배달된 큼직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고산(30·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이소연(28·KAIST 대학원생) 씨. '보통 사람들의 우주인 시대'를 열게 될 두 사람이 활짝 웃는 모습이 여간 싱그럽지 않다. 명실공히 지·덕·체의 미덕을 두루 갖춘 최우수 한국인이다.

◇지난 7월 시작된 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인 선발 프로젝트는 실로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전개됐다. 그간 도전장을 내민 지원자는 모두 3만 6천206명. 3.2㎞ 달리기, 영어와 상식 필기시험 등을 거쳐 기본 신체검사 대상자 500명이 1차로 선정됐다. 19세에서 50대까지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포함되었다.

◇4차례 평가 끝에 지난 9월엔 2명의 여성과 4명의 남성 등 6명으로 압축됐고, 이번에 최종적으로 2명이 선발됐다. 무려 1만 8천대 1이 넘는 경쟁을 뚫었다. 비록 도전장을 내지도 못했고, 안타깝게 탈락의 고배를 마신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 모두에게 광대한 우주를 향한 큰 꿈을 품게 했던 도전과 축제의 장이었다.

◇우주인 후보 2명의 진짜 험난한 길은 이제부터다. 앞으로 1년간 고강도의 우주환경 적응 훈련을 받게 된다. 여기서 이기는 마지막 1명이 2008년 4월,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우주선을 타게 된다. 8일간의 우주여행 동안 우주에서의 물 얼리기, 우주정거장 온실에서의 씨앗 싹 틔우기 등 18가지의 과학 실험도 해야 한다.

◇65억이 넘는 인구가 복닥대는 좁고 좁은 지구. 미국과 소련에 의해 좌지우지됐던 우주 전쟁은 이제 새로운 우주 강국 중국'일본의 등장, 그리고 캐나다'이스라엘 등 우주 선점을 위한 각국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2, 93년의 과학실험 위성 우리별 1, 2호, 1995년의 통신위성 무궁화호 발사 성공 등을 통해 우주산업에 한 발 내디뎠다.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가가린 이후 '푸른 보석' 지구를 본 우주인은 34개국 450여 명에 이른다. 2008년이면 한국인 우주인이 이 숫자에 또 하나 획을 긋게 된다. 미래의 우주 강국 한국을 향한 젊은 우주인의 탄생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낸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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