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해도 저물어 간다. 올 한해 연예계는 유난히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비의 힘찬 날개짓이 미국을 후끈 달군 반면 연예인들에게 악재도 잇따랐다. 병술년(丙戌年) 연예계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다.
■잇딴 사고-12월 괴담까지 나돌아
지난 16일 밤 개그맨 출신으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미녀삼총사'가 강원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당해 멤버 중 한명이 목을 크게 다치는 등 큰 부상을 입었다. 다음날인 17일에는 가수 강원래가 경남 진주에서 추돌사고로 흉골이 골절돼 3주 진단을 받았다. 이에 앞서 10일에는 DJ 배칠수가 연예인 야구팀 소속으로 시합을 벌이던 중 야구공에 이마를 맞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고 9일에는 가수 테이, 8일 새벽에는 개그맨 유상무의 교통사고 소식도 전해졌다. 또 SBS 드라마스페셜 '연인'에 출연중인 이한은 10일 격투장면을 촬영하다 왼손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는 등 12월 들어 연예인들의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11월만 되면 안 좋은 사건, 사고가 많아 붙여진 '11월 괴담'이 12월로 옮겨 간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쌍춘년 결혼 러시
음력으로 입춘이 두번 겹치는 쌍춘년인 올해 유난히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이 줄을 이었다. 지난 10일 탤런트 이민영-이찬, 24일 영화배우 문소리-영화감독 장준환 커플이 결혼식을 올린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가수 윤종신-테니스 스타 전미라, 30일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염정아가 웨딩 마치를 울린다. 배우 전미선, '주몽'에 영포왕자로 출연중인 원기준도 이달 들어 화촉을 밝혔다. 지난달에는 가수 김종진-배우 이승신, 영화배우 장신영-연예 기획사 이사 위승철씨가 백년 가약을 맺었으며 쌍둥이 가수 뚜띠의 합동결혼식도 거행 되는 등 올해 50쌍이 넘는 연예인들이 결혼 했거나 올릴 예정이다. 배우 김수로, 가수 싸이, 가수 김정민, 가수 서영은, 탤런트 류진, 개그맨 김준호, 영화배우 임창정, 빅마마 신연아, 신동엽, 차태현, 강호동 등도 올해 결혼식을 가진 연예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극 열풍
안방 극장에 사극 열풍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은 MBC 창사 45주년 기념 특별기획드라마 '주몽'이다. 초반 해모수로 등장한 '허셀크로' 허준호와 유화부인 오연수의 애절한 러브라인과 화려한 볼거리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중반 이후 허술한 전투 장면과 느슨해진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40%를 넘어서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주몽'이 승승장구함에 따라 경쟁 시간대 다른 드라마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천국보다 낯선', '구름계단', '독신천하' 등이 시청률 한 자릿수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여기에 고구려 최후 권력자 연개소문의 활약을 그린 SBS '연개소문'과 고구려 쇠퇴기 발해 건국사를 묘사한 KBS1 '대조영', KBS2 퓨전 사극 '황진이'까지 가세하면서 사극 전성 시대를 맞고 있다.
■계속되는 한류 열풍
올해 한류 열풍을 이끈 선두 주자는 가수 비다. 지난 2월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친 비는 지난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6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비는 여세를 몰아 월드 투어 계획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가진 공연을 시작으로 앞으로 6개월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중국, 일본, LA, 뉴욕, 캐나다 토론토 등 12개국 주요 도시에서 총 35회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비 외에 '대장금'을 통해 일본을 비롯, 중국, 홍콩, 태국 등의 안방 극장 팬들을 매료시킨 '산소 미인' 이영애, 지난 12일 일본 방문으로 도쿄 나리타 공항을 마비시킨 송승헌 등이 변함없이 한류 열풍을 이어 갔다.
■유행어
올 한해도 어김없이 많은 유행어들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줬다. 한예슬은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을 통해 '꼬라지 하고는'을 히트시켰다. '환상의 커플'은 매주 패러디 장면과 한예슬의 도도하지만 코믹한 대사가 화제가 됐다. '주몽'의 영포왕자 원기준은 '한심한 놈'이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주몽'에서 늘 사고만 쳐 형인 대소왕자에게 '한심한 놈' 취급을 받는 영포왕자는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청률 40%를 넘어선 KBS2 '소문난 칠공주'에서 나문희는 '돌리고 돌리고'를 흥얼거리며 코믹한 모습을 연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코미디 부문에서는 MBC '개그야'의 '사모님' 김미려가 '운전해 어서'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KBS2 '개그콘서트'의 '마빡이' 코너는 유행어가 아닌 동작으로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이 밖에 세태 풍자로 인기를 끌고 있는 SBS '웃찾사'의 '형님 뉴스' 코너 '뉴스가 뉴스다워야 뉴스지'라는 유행어 등이 2006년을 강타했다.
■이런 일도 있었죠
가수 윤도현, 미나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낳은 스타였다면 2006년 독일월드컵이 배출한 스타로는 영화배우 김수로가 단연 돋보였다. 김수로는 KBS2 '상상플러스'를 통해 선보인 '꼭짓점 댄스'로 일약 댄스 국민 강사로 부상했다.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 대신 망가지는 연기로 '고현정 재발견'이라는 평을 얻은 고현정과 SBS '사랑과 야망'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한 이승연 등 톱스타들의 컴백도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현대가 며느리가 된 노현정 아나운서, 이영애 주식회사 파문, 코미디언 김형곤 돌연사, 이승환-채림 이혼, 동방신기 독극물 테러, 마약 사건 5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황수정 컴백 논란, 송승헌, 장혁, 윤계상 등의 전역 소식과 원빈의 의가사 제대 등도 올 연예계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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