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사회를 설명하는 사자성어로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교수신문 집필자와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교수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를 풀이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전체의 49% 가량이 밀운불우를 선정했다.
밀운불우란 하늘에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오지 않는 상태로, 여건은 조성됐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뜻한다.
올해 한국사회가 정말 그 정도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내경제 상황을 주위 국가와 비교해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 해라고 생각된다.
특히 세계 철강산업 전체를 보면 큰 변화가 있었던 한해였다.
연초 세계 1,2위 철강사인 미탈과 아르셀로가 합병하면서 업계 경쟁구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원료확보를 포함한 나름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일대 대 변혁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장 상황 역시 좋은 편은 되지 못했다. 중국 등 신흥 철강국가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3년여간 지속됐던 철강시장의 호황이 마무리됨과 동시에 세계 철강업계의 초긴장상태가 이어져오고 있다.
내년에는 중국산 철강재 수입증가로 인해 원화강세의 영향과 더불어 對중 철강수지 적자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제 중국 효과(China Effect)가 중국 쇼크(China Shock)로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년에는 중국의 영향과 이로 인한 철강경기 부진등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안정적인 수익성 관리 및 체계적인 고객관리 노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회사는 이 같은 도전에 맞서기 위해 올 한해 '글로벌 톱3 및 빅3' 전략을 구체화했다. 국내에서는 철강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내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강화를 통해 글로벌 톱3를 추구함과 동시에해외에서는 철강업체간 인수합병으로 날로 규모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철강시장에서 전략 지역에 성장 투자를 확대해 양적인 측면에서도 글로벌 빅3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곧 국내에서는 제품의 질로서, 해외에서는 생산량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달 중국 상하이 인근 장자강에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를 건설했다. 국내 철강사가 해외에 짓는 첫 일관제철소이자 중국내 외국 기업이 짓는 첫 일관제철소였다.
베트남엔 연산 300만톤 규모의 열연공장과 150만톤 규모의 냉연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인도제철소 건설도 착착 진행중이다.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에 500만평 규모로 건설될 이 제철소는 2010년 연산 400만톤으로 출발해 생산량을 1,2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또한 포항제철소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용광로를 짓고 있다. 이 공법을 이용하면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바로 용광로에 집어넣어 쇳물을 뽑아내 친환경적임과 동시에 원가 또한 크게 줄일 수 있다. 내년 4월에 연산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1기가 완공된다. 품질이 낮은 철광석으로도 고품질의 쇳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원가를 대폭 줄인 것도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2008년까지 자동차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80%로 높이는 한편, 신일본제철과 상호 지분보유 및 원료 공동 구매 등 협력을 강화해 세계 철강업계의 격변에 대비하면서 최고의 가격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회사는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술력 향상과 생산량 증대에 적극나서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글로벌기업 포스코의 한층 강화된 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철강산업이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조선,자동차산업 등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석이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철강산업의 경쟁력 우위가 국내 산업 전반의 글로벌 경쟁력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는 결국 국내 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따라서 내년에는 경제가 활성화되고 밀운불우가 아닌 돛에 순풍을 가득 받고 배가 나아가듯이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되어 간다는 뜻의 순풍만범(順風滿帆)이라는 사자성어가 사람들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경제가 살고 국민 모두가 행복해하는 세상이 성큼 다가올 것을 감히 기대해본다.
오창관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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