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대(1974~1977년) 미국 대통령을 지낸 제럴드 포드 전(前) 대통령이 향년 9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부인 베티 포드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포드 여사의 발표문에는 포드 전 대통령이 어디서 마지막 순간을 맞았는지, 사인이 무엇이었는지 명시되지 않았으나 포드 전 대통령은 올 1월 폐렴을 앓았으며 8월에는 미네소타주(州) 로체스터의 한 병원에서 혈관성형술을 포함, 두 차례 심장 치료를 받은 바 있다.
포드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6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장례식때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지미 카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참석했지만 같은해 11월 클린턴 도서관 개관 행사때는 참석하지 못했다.
생존 대통령으로는 최고령이었던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약 209km 떨어진 캘리포니아주의 사막지대 랜초미라지의 자택에서 지내왔다.
포드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그의 지명을 받아 대통령직을 승계했으며 이로 인해 미국 역사상 최초로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이 됐다.
취임사로 "오랫동안 이어진 국가적 악몽이 끝났습니다. 위대한 우리 미국은 사람이 아닌 헌법이 지배하는 국가이며 헌법은 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해야 했던 그는 취임 이듬해인 1975년 4월 베트남전 종전을 맞아 "미국이 베트남전 이전에 가졌던 자신감을 회복할 수는 있지만 전쟁을 다시 일으켜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미국 역사상 또 하나의 큰 상처를 봉합해야 했다.
단 895일 동안 백악관을 지켜야 했던 포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66건의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이들 중 12건에 대해서는 의회가 다수 투표로 거부권을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두차례에 걸쳐 여성 암살자들이 포드 전 대통령을 노렸던 것을 빼놓는다면 그의 재임 기간에 이렇다할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1913년 7월 14일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레슬리 킹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포드 전 대통령은 어머니가 제럴드 포드 시니어와 재혼하면서 현재의 성을 얻었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포드 전 대통령의 전임자였던 닉슨 전 대통령이 강한 자제력과 음모적인 이미지로 비쳐졌다면 포드 전 대통령은 개방적이고 직설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정치권에서는 포드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닉슨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행한 범죄 행위들에 면죄부를 준 것이 포드 전 대통령 자신의 재선 가도를 막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후 그의 '결단'이 국가를 앞으로 나가게 만든 계기가 됐다는 긍정론 역시 제기됐다는 견해를 보였다.
지난 2002년 ABC방송이 워터게이트 사건 30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포드 전 대통령의 행동을 찬성한다는 의견이 60%였다.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포드 전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결정을 내렸을 당시 포드 전 대통령을 비난했었다면서도 "그 행동은 역사가들이 진정으로 국가적 관점에서 이뤄졌다고 말할 만큼 뛰어나게 용기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지난 1991년 포드 전 대통령의 전기 작가에게 4명의 후보자 가운데 최종적으로 포드 전 대통령을 선택한데 대해 "네 명 모두 잘 알고 있고 개인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지만 제리 포드를 다른 누구보다도 더 오래, 더 잘 알았다"며 개인적 부분이 결정에 영향을 줬음을 내비쳤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포드 전 대통령이 여러해동안 국가에 봉사했던 위대한 미국인이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는 포드 전 대통령이 드러나지 않는 정직성과 상식을 토대로 미국에 사는 사람들이 신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유하는 것을 도왔다며 미국인들이 언제나 포드 전 대통령의 헌신과 인간성 및 존경받을 만한 직무 활동을 기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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