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문경을 방문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마치 유명 연예인 같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3년 간 문경소학교에 근무할 당시 묵었던 하숙집인 청운각 등지에는 박 전 대표 얼굴을 보려는 시민들이 1천여 명이나 몰렸다. 카메라폰도 잇따라 터졌다. 박 전 대표 측은 문경시에다 방문 일정을 비공개로 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또 방문 일정이 두 차례나 변경됐다. 그래도 입소문을 통해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박 전 대표의 강점은 과연 대중성뿐일까?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수년 전 사석에서 "1974년 고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신 후 박근혜 의원이 매일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박 의원은 하루 1시간 이상씩을 국정운영에 관한 개인교습을 받은 셈"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다.
80년 이후 재선 대통령이 없는 국내에서 국가권력의 구조와 운영에 관해, 박 전 대표가 유일한 직·간접 경험자라는 설명이었다.
여기에다 십수년 간 사실상 감금 아닌 감금생활을 한 박 전 대표의 인생역정도 눈여겨 볼 만하다. 선친의 양아들 격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느꼈을 인간적인 비애감과 권력의 무상함을 오랜 세월 인고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자기관리와 절제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취미가 단전호흡과 수예인 점도 박 전 대표의 인생에 대한 좋은 설명이 될 수도 있다.
변화난측(變化難測)하고 기묘한 정치판에서 박 전 대표가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이같은 이유가 아닐까. '인간 박근혜'에 촛점을 맞춰 내년 대선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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