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관용 경북도지사
Q. 사랑이란?
사랑은 기다림이다. 학창 시절 가로수마다 노란 리본을 매달고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여인의 이야기를 읽고 크게 감동했다. 보온밥솥이 없던 시절 어머니들은 밥 한 공기를 아랫목에 묻어두고 아들을 기다렸다. 아내나 어머니는 남편을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기에 기다린 것이다. 희망이 있고 목표가 있는 기다림은 사랑이다. 내일을 기다리고 새해를 기다리는 것도 내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Q. 가슴이 따뜻했던 추억은?
아내를 처음 만나던 날. 대구의 한 경양식집에서 맞선을 보았는데 한 눈에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됐지만 아내는 내가 양식을 먹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관심을 가졌단다. 사실 그때 양식은 자주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당연히 포크며 나이프를 제대로 쓸 줄 몰랐다. 그런 서툰 모습이 아내의 눈에는 신선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자주 접하지 못한 음식이기도 하고, 처음 보는 낯선 여자 앞에서 엉성한 칼질을 하며 용을 썼을 모습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Q.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은?
"친구와의 약속을 어기면 우정에 금이 갑니다. 자식과의 약속을 어기면 존경이 사라집니다. 기업과의 약속을 어기면 거래가 끊어집니다. 그러나 꼭 지키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약속은 나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기에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를 못 믿는다면 세상엔 나를 믿어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맨 먼저 지키십시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약속인지도 모릅니다." 지인으로부터 책을 선물 받으면서 함께 전달받은 글이다. 수첩에 메모해 두고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항상 열어보곤 한다. 어떠한 금언보다 충고가 되고 용기를 주는 큰 선물이 됐다.
◇ 김영숙 KBS대구방송총국 아나운서
Q. 사랑이란?
신문과 같다. 펼쳐서 읽지 않으면 그 다양한 정보와 사람사는 세상의 훈훈한 이야기를 결코 만날 수 없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매일 매일 신문을 읽듯 열심히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진심과 정을 결코 느낄 수 없다.
Q. 가슴이 따뜻했던 추억은?
칠성시장에서 배달일을 하는 한 애청자가 중국에서 오신 장인·장모님을 7년만에 뵙고 그 감격을 사연으로 보내와 연결해 드렸더니 고맙다며 보내준 과자 상자, 경비원으로 일하며 받은 월급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할아버지가 감사의 편지와 함께 넣어준 초코파이 한 통과 목캔디, 난생 처음 라디오 방송에 연결돼 너무 행복하다며 소녀처럼 울먹이던 봉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포장마차 하는 한 아주머니 등등 '김영숙의 가요앨범 애청자'들의 보내준 그 순박하고 순수한 마음.
Q.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친구들 앞에서 꼭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과의 다짐이기도 했던 그 꿈을 이루었을 때, 내 생애 가장 큰 최고의 선물이었다. 입사 첫 날 책상 위에 "당신이 주신 일을 사랑합니다. 일을 통한 기쁨을 그대 가슴에…."라고 써놓았다.
◇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Q. 사랑이란?
내가 좋아지고 싶은 삶의 훈련이다. 누군가 "구름은 바람없이 못가고, 인생은 사랑없이 못간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Q. 가슴이 따뜻했던 추억은?
연극배우 윤석화가 입양한 아이에 대해 고백하며 이렇게 말했다. "배우로서 선택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도, 엄마로서 선택한 입양이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었고 소중한 사랑이었다." 함께 한 나는 울고 있었고, 생명에 대한 따뜻함을 잊을 수가 없다.
Q.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은
내가 막내로 태어난 것. 늙은 엄마 때문에 기죽을까봐, 사회에 당당하게 활동하는 여성으로 살기를 바라며, 91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헝클어진 모습은커녕 끝까지 수퍼우먼이었던 어머니. 당신의 그늘 덕분에 지금 내가 있음에 감사드린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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