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명품시장
"비싼 명품 새 것만 고집할 필요있나요?"
명품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고 명품을 구입하거나 대여하는 '실속파 명품족'들이 늘고 있다. 중고 매장에선 명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신개념 전당포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 명품 매장과 온라인 명품대여점, 명품 수선점 등 중고명품 시장도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명품 전당포
이미진(26·여·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씨는 최근 4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명품전당포에 맡기고 100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자는 월 5% 수준으로 한달에 5만 원 정도를 지불하면 된다. 이 씨는 "급히 돈이 필요해 어렵게 마련한 명품을 팔기가 아까워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면서 "여유가 생기는 한 두달 뒤에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명품 전당포인 '구구스'. 작은 공간이지만 백화점 명품 매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다양한 명품이 많다. 샤넬,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 가방과 액세서리를 비롯, 의류가 진열돼 있다. 중고 명품을 고르고 있던 김소희(25·여·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씨는 "돈이 많으면 백화점에 가서 사겠지만 이곳에선 한 개 값으로 중고제품을 여러 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가끔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한편 고객들이 갖고 온 명품을 담보로 급전도 대출해준다. 또 위탁판매를 통해 수수료를 받고 판매도 대행해 준다.
이곳에서 명품을 담보로 급전을 빌리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서너명 정도. 주로 20, 30대 여성들이 많다.
작년에 비해 고객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실속파 명품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연말과 연초에는 각종 행사가 많기 때문에 판매가 더 잘 되는 편.
박종규(30) 대표는 "중고 명품점은 일본, 홍콩 등지에서는 이미 활성화되어 있다."면서 "대구지역에서는 아직 도입 단계지만 머지 않아 중고명품시장도 급속히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고 명품 대여
최근 서울지역에서는 명품을 빌려주는 렌털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구지역에는 렌털업체가 없는 상태. 이에 따라 서울지역 렌털업체들이 지방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여서비스를 실시하면서 렌털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피폭스'(www.pfox.co.kr)는 핸드백, 선글라스, 목걸이 등 명품 액세서리를 빌려주는 곳이다. 인터넷을 통한 회원제로 운영되며, 28만∼58만 원을 선납하면 1주일을 기준으로 택배를 통해 대여할 수 있다.
이 업체 김성년(49) 기획이사는 "명품을 대여해주는 오프라인 매장은 서울에만 몰려 있어 그동안 지방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했다."면서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명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지방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온파티닷컴'(www.onparty.com)은 럭셔리한 파티 의상만 대여해 주는 곳이다. 회원 1천 500명 가운데 대구지역 회원들이 1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지방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대여기간은 3박 4일 기준으로 금액은 10만 원선.
안별(36) 대표는 "파티문화가 확산되면서 저렴하게 럭셔리한 파티의상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택배도 해주기 때문에 대구 등 지방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 명품 수선점
중고 명품이 인기를 끌면서 대구시내에서 전문 수선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 속칭 '야시골목'에 있는 한 구두수선점은 국산 구두와 함께 해외 명품 구두를 함께 수선해 주고 있다. 6개월 전 개업했다는 최환성(53) 씨는 "낡은 구두굽을 교체하려는 실속파 명품족들도 느는 추세"라면서 "유행이 지난 구두의 형태를 바꾸려는 알뜰한 고객들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의 '모던사'는 중고 명품의류를 수선해 주고 있다. 이곳엔 치수를 줄이거나 똑같은 디자인이 싫다며 자기만의 개성있는 연출을 위해 명품 의류 수선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다. 주인 김재훈(55) 씨는 "고급옷이기 때문에 국산 의류 수선보다 잔손질은 많이 가지만 돈벌이는 국산 의류보다 낫다."면서 "현재 명품의류 수선이 그리 많지 않지만 명품을 입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수선 요청도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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