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인터넷의 화두는 단연 동영상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였다. 글과 사진을 중심으로 소통하던 블로그와 미니홈피 등 1인 미디어에 동영상 UCC가 급속히 파고 들었다. 하지만 현재 유통되는 UCC 가운데 순수 창작물은 16.5%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나올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런 가운데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뜨고있는 UCC 스타도 많다. 이들을 만나봤다.
▶'기발한 패러디' 이시몬 씨
양복을 입은 4명의 험상궂은 남자가 음침한 '동인동 하우스'에 모인다. 빠른 손놀림으로 카드를 섞은 뒤 "형님, 한판 붙어봅시다."라며 게임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작 게임은 '브루마블'이다. ('8세부터 관람가능한 타짜').
남에게 항상 두드려 맞던 사람이 루트, 행렬, 인테그랄 등 익숙한 수학공식을 이용한 무시무시한 권법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극진공통수학').
온라인 동영상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이시몬(26·경북대 4년) 씨가 만든 동영상들이다. 이 씨가 친구들과 함께 시험 끝난 기념으로 직접 찍은 '8세부터 관람가능한 타짜'는 5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네티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대박'의 비결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발한 패러디. 영화 '타짜'의 한 장면처럼 속임수를 쓰는 상대의 손을 '뿅망치'로 응징하는 장면과 "한대 빨고 올까."하면서 막대사탕을 꺼내 무는 장면 등이 웃음을 자아낸다. 디지털 카메라와 주위의 소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제작비도 '뒤풀이'로 막창을 사먹은 4만 원이 전부다. 이 씨의 또 다른 동영상인 '극진공통수학'은 1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동영상 전문업체인 판도라TV에서 당당히 UCC 부문 1등을 거머쥐었다.
이 씨는 "그냥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면서 "사람들이 보고 즐거워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보상"이라고 말했다.
"매주 한편 정도씩 시리즈물로 시트콤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넷이 영상제작을 하고 싶은 제 꿈을 쉽게 이루어주는 것 같습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생활의 발견' 장용석 씨
귀금속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장용석(31·대구시 북구 칠성2가) 씨는 팬이 8천 명에 달하는 UCC 스타다.
장 씨가 지난 6월 만든 '백수 월드컵 응원가다.'라는 동영상은 한 인터넷업체에서 동영상부문 1위를 차지했다. 장 씨가 직접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월드컵 길거리 응원모습을 찍고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으로 음악과 자막을 삽입했다.
장 씨가 만든 동영상의 특징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래전 추석 사진을 모아 만든 동영상은 나이 어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고 자신의 여자친구의 사진을 슬라이드 형식으로 보여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장동건과 기무라 타쿠야를 비교·분석한 동영상도 조회수 2만 회를 기록한 장 씨의 대표작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동영상을 만듭니다.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공감할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장 씨는 "기존 방송매체의 세련되고 화질 좋은 화면보다 아마추어들이 찍은 독특하고 기발한 발상,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근감 등이 UCC의 인기비결"이라고 평가했다.
스포츠광이라는 그는 앞으로 스포츠 관련 동영상들을 많이 올릴 계획이다. 또 앞으로 자신의 결혼식 장면과 아기의 성장과정 등 일상생활을 UCC로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꾸준히 '봉사'할 예정이다.
"보상은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서 만들어 올리는 것뿐이죠. 네티즌들이 많이 보고 공감해줬으면 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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