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오른 '대선의 해' 바빠진 정치권

올 연말 대선을 앞둔 정계개편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선판세의 1차적인 향배를 가늠할 것으로 관측돼 왔던 전국 언론들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대선 주자들이 여권 주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여권의 정치권 재편 행보는 더욱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을 통해 권토중래를 노리는 민주당도 적극 가세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내 대선주자들이 여론 지지도에서 여·야를 망라해 선두권을 고수하고 있으나 이 것이 오히려 여권의 정계개편 격류에 한나라당이 휩쓸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다음달 14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간의 갈등이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 특히 통합신당파 쪽에서는 신당창당 수순에 돌입했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지지도 여론조사결과가 맞물리면서 김근태 현 의장·정동영 전 의장·고건 전 총리 등 대선주자의 지지세력별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신당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도 정계개편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범여권의 분열 양상이 복잡해질수록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수습, 대통합을 추진하는 쪽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여지도 넓어질 수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아직 여권의 정계개편에 휩쓸릴 만한 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유력 대선주자 별로 갈라설 것이란 시각이 40% 안팎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지난달 29일 강재섭 대표와 대선주자들간 간담회에서 국회의원·광역 및 기초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줄세우기 움직임을 강력 비난하고 나선 것도 예사롭지 않다.

게다가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다른 당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대선주자들은 당내 후보경선을 사실상 대선으로 간주하면서 과열경쟁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불공정 경선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경선을 거부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는 여권의 정계개편에 자연스럽게 휩쓸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여권에서 거론되는 어느 후보와 붙어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경선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둘러싼 대선 주자들 간의 잠복된 갈등도 마찬가지이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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