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경옥입니다] 행복학

연말,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던 친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이상한데 …?" 아닌게 아니라 휴대폰 화면엔 뚱딴지같은 내용의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즐거운 추석을 맞이하여 잘 보내시고…." 연말연시에 난데 없이 추석 인사라니. 누군지 웬간히도 정신없이 사는 모양이었다. "그만 실수했습니다"며 황급히 새 메시지가 날아왔지만 좌중에선 한참이나 웃음이 터져나왔다.

한 해의 끝과 시작이 맞물린 요즘이다. 하긴 누구라도 조금은 정신없을 때이기도 하다. 두 極端(극단)이 함께 하는 탓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익숙했던 한 해가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도 그렇고, 예측 불허의 낯선 미래가 거짓말처럼 와있는 사실도 우리를 얼떨떨하게 만든다.

올해도 신새벽의 바닷가에서, 칼바람 윙윙대는 산마루에서 새해 첫 태양을 맞이한 사람들이 많다. 명절때의 민족 대이동만큼은 물론 아니지만 온갖 불편을 감내하며 산으로,바다로 신년 해맞이에 나서는 인파로 이렇게 북적이는 나라도 지구상엔 드물 것 같다.

일출을 향한 기원이야 제각각이겠지만, 궁극적으로 그 모든 것은 하나로 모아진다. '행복'이다. 산다는 것이 언제나 기쁨일 수야 있겠냐마는 그래도 이 새해가 행복한 시간들로 충일하기를, 그래서 내년 이맘때는 감사의 조건들로 가득찰 수 있기를 希求(희구)하게 된다.

세계적으로'행복학'이 유행이라고 한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목의 하나도 '행복학'이라나. 구체적으로는 행복을 과학적·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다. 부정적 정서보다는 긍정적 정서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 박사가 제시하는 행복의 여섯 가지 열쇠 중 다섯 가지는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실행 가능한 것들이다. △긍정적인 정서, △자신의 강점을 살려 최대한 사용할 것, △자주 웃을 것, △폭 넓은 대인관계, △감사하는 마음. 나머지 한 가지는 우리 마음대로 안되는 △유전자(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도 유전의 영향 크다)이다.

결국 '행복'이란 산 너머, 또 산 너머의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우리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전경옥 논설위원 siriu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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