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儒道會 경주 양북지회 충효교실…한자실력·예절도 '쑥쑥'

2일 오후 경주 양북면 어일리 마을회관. 코흘리개 유치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70여 명의 어린이와 학생들이 강사인 여운용(45) 양남초교 교사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이었다.

이 교육현장은 방학 때는 명륜충효예절교육장이요, 평소에는 방과후 학습장이다. 1995년부터 운영됐으니 올해로 13년째가 됐다. 유도회(儒道會) 경주지부 양북면지회(회장 권영세) 소속 마을 어르신들이 교육 여건과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장.

초창기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한자, 촌수와 항렬 알기, 예절교육 등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잘 모르는 내용을 가르쳤다. 3년 전부터 어르신들은 주로 예절교육 등을 담당하고, 여 교사가 보수 한 푼 받지 않고 지도한다. 연중 거의 무휴로 매일 오후 5시부터 2시간 30여 분 동안 이 교실은 열려 있다.

4년째 이 교실을 다닌다는 장창건(12·양북초교 4년) 군은 "한자와 사자성어 등을 배우고 난 후 어휘력이 늘었고, 덤으로 한자급수 검정시험에도 합격하니까 부모님이 여간 기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로 교직 경력 24년째인 여 교사는 충북 수안보가 고향으로, 자청해서 21년째 양북 양남 감포 등 동경주 지역에서 애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자교육으로 어휘력이 날로 향상돼 신문을 읽고 이해하고, 한자 급수 검정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권영세(75) 회장은 "한자 실력이 느는 것도 중요하지만 길거리 등지에서 학생들이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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