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실과 백색 세라믹으로 '존재'란 테마를 담아내고 있는 서옥순 씨의 두 번째 대구 개인전이 8일부터 25일까지 분도갤러리(053-426-1515)에서 열린다.
캔버스 위에 검은 실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작업은 작가의 유년기와 관련이 있다. 할머니의 생활이었던 뜨개질과 바느질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 개인적 서사를 풀어나가는 작업이다. 독일 유학시절 유화를 버리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찾다가 발견한 한국의 전통을 담고 있다. 비단에 수를 놓던 손이 하얀 캔버스 위를 검은 실로 물들인 것이다.
백색의 빈(空) 여백 위로 엉키거나 흘러내린 검은 실의 흔적은 결국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관한 변증법적 사유를 펼쳐보인다. 눈보다 하얀 색의 세락믹으로 만든 고무신과 목탁, 입을 크게 벌린 명태 형상만이 남은 대상이 메말라 버린 인간 정서를 대변하고 강조한다.
그의 작품은 결국 흑과 백에 의한 침묵의 세계를 전한다. 이를 보는 관람객은 아련한 추억과 동시에 관조의 세계로 조용히 빨려들어가게 된다.
한국적 정서에 뿌리를 둔 작업은 이미 여러 차례 독일 전시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2006년 6월 쉐닝엔 쿤스트포르데어페어아인 개인전에서 관람객들과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올해에는 11월쯤 헬름슈타트 쿤스트포르데어페어아인에서 초대전을 열 계획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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